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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미션, 3가지 蛇足을 없애라

기사입력 2014-01-27 16:49 | 최종수정 2014-01-28 07:34

울산

조민국 울산 현대 감독(51)은 축구 뿐만 아니라 야구도 좋아한다. 특히 주자가 3루에 있을 때의 상황을 즐긴다. 어떻게 득점이 나는 지를 유심히 지켜본다. 27일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에 위치한 서귀포시민축구장에서 만난 조 감독은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득점이 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20여가지가 된다고 한다. 이 때 투수의 보크, 악송구 등 불필요한 상황만 줄여도 실점할 확률이 줄어든게 된다"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야구에서 얻은 교훈을 축구에 적용시킨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사족(蛇足)을 없애라"고 강조한다. 첫째, 상대에게 코너킥을 내주는 상황을 줄이라는 것이다. 조 감독은 "코너킥이 발생하면 키 큰 수비수들이 가담하게 된다. 쉽게 골을 넣을 수 있는 코너킥수를 줄여야 한다. 공은 사이드라인으로 걷어내야 한다"고 했다. 둘째, 백패스를 줄이라는 것이다. 조 감독은 "백패스는 될 수 있으면 안하는 것이 좋다. 언젠가는 공격수에게 한 번은 걸리게 돼 있다. 될 수 있으면, 전진 패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롱패스를 줄이라는 것이다. 울산은 지난 두 시즌 중원에서 롱킥 이후 김신욱의 높은 제공권을 활용해 공격을 전개했다. '진격의 거인' 김신욱이 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조 감독은 이 부분을 모조리 뜯어고치려고 노력 중이다. 조 감독은 "롱패스보다는 숏패스 위주로 미드필더를 거쳐서 공격이 전개되는 축구로 바꾸고 있다. 롱킥이 되면 미드필더들의 가담이 느려진다. 편한 축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사족을 줄인 울산은 올시즌 '조민국표 티키타카'를 가다듬고 있다. 빠르고 조직적인 패스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고, 경기를 지배하는 것을 연마하고 있다. 이날 중앙대와의 연습경기에서도 조 감독은 볼을 띄우거나 롱킥을 하는 선수들에게 호통을 쳤다. 연습경기가 끝난 뒤 오른쪽 윙어 김용태는 "그 동안 했던 축구와 달라 약간 힘들긴 하다. 그러나 점차 선수들이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조 감독은 지난시즌보다 더 공격적인 축구를 표방하고 있다. 특히 측면 풀백들을 윙어처럼 활용해 공격 자원을 많이 늘리려는 훈련을 하고 있다. 페널티박스 주위에 많은 선수들을 배치해 현대축구의 기본인 수적 싸움에서 우위를 보여 득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용 정동호 김영삼 이명재 등 풀백들의 활발한 공격 가담이 업그레이드 된 울산의 공격 축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제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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