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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26·볼턴)은 장벽 너머의 세상을 살았다.
볼턴 공격의 핵이었다. 체력에 무리가 갈 정도로 대부분의 공격은 이청용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수비에서 공격 전환시 어김없이 그의 발밑에 볼이 전달됐다. 볼키핑 능력은 더 향상됐다. 2~3명이 에워싸도 볼을 빼앗기지 않았다. 개인기는 탁월했다. 2~3차례의 슈팅 또한 예리했다. 이청용의 클래스에 화답할 동료가 없는 것이 볼턴의 한이었다.
현지 언론의 평가도 마찬가지였다. 영국 스포츠전문 스카이스포츠는 이청용에게 '이날의 최고의 볼턴 선수(Best Bolton player on the day)'라는 평가와 함께 평점 7점을 부여했다. 볼턴에서 7점을 받은 선수는 이청용과 밀스 뿐이었다. 반면 김보경에게는 '조용한 경기를 했다(Had a quiet game overall)'며 평점 6점을 매겼다. 카디프는 후반 5분 교체투입된 프레이저 캠벨이 볼턴 골키퍼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하며 승리를 낚았다.
사실상 박지성의 복귀는 물건너갔다. 자칫 기존의 분위기도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이청용이다. 이청용은 지난해 마지막 평가전에서 주장으로 선임되며 선수단을 흠없이 이끌었다. 박지성의 빈자리를 메울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이청용은 이날 경기 후 박지성의 복귀에 대해 담담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지성이형 포지션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 후배들을 생각해 자리를 비켜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지성이 형의 공백은 있지만 젊은 선수들이 점점 발전해가는 좋은 모습을 평가전을 통해서 계속해서 보이고 있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다."
오랜만의 중계에 그도 신이 났다. 이청용은 "중계 사실은 들어서 알고 있었다. 보경이와 다치지 않고 경기를 잘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우리는 졌지만 플레이에 만족한다"며 웃은 후 "월드컵을 준비할 기간이 많지 않다. 감독님이 바뀌었지만 빠른 시일내에 우리 팀의 색깔을 찾아 가는 거 같아서 기대된다.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수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