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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의 클래스, 박지성 빈자리 메울 수 있다

기사입력 2014-01-26 17:14 | 최종수정 2014-01-27 07:41

[포토] 이청용
1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A대표팀과 스위스의 평가전이 열렸다. 후반 한국 이청용이 역전골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상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1.15.

이청용(26·볼턴)은 장벽 너머의 세상을 살았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강등된 이후 A매치가 아니면 그의 플레이를 쉽게 볼 수 없었다. 토요일 밤 이청용이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챔피언십 18위 볼턴은 있었다. 또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하지만 이청용의 클래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압도했다. 축구 팬들에게는 특별한 선물이었다.

이청용이 26일(한국시각) 안방인 리복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카디프시티와의 2013~2014시즌 FA컵 4라운드(32강)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누볐다. 카디프시티는 노는 물이 EPL이다.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김보경과 격돌했다. 볼턴은 0대1로 패하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이청용은 홀로 빛났다.

볼턴 공격의 핵이었다. 체력에 무리가 갈 정도로 대부분의 공격은 이청용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수비에서 공격 전환시 어김없이 그의 발밑에 볼이 전달됐다. 볼키핑 능력은 더 향상됐다. 2~3명이 에워싸도 볼을 빼앗기지 않았다. 개인기는 탁월했다. 2~3차례의 슈팅 또한 예리했다. 이청용의 클래스에 화답할 동료가 없는 것이 볼턴의 한이었다.

현지 언론의 평가도 마찬가지였다. 영국 스포츠전문 스카이스포츠는 이청용에게 '이날의 최고의 볼턴 선수(Best Bolton player on the day)'라는 평가와 함께 평점 7점을 부여했다. 볼턴에서 7점을 받은 선수는 이청용과 밀스 뿐이었다. 반면 김보경에게는 '조용한 경기를 했다(Had a quiet game overall)'며 평점 6점을 매겼다. 카디프는 후반 5분 교체투입된 프레이저 캠벨이 볼턴 골키퍼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하며 승리를 낚았다.

박지성(33·PSV)의 A대표팀 복귀 논란에 대한 해법도 제시했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최근 꺼진 불이었던 박지성 카드를 언급하며 A대표팀 복귀가 아닌 의사를 듣겠다고 했다. 그러나 논란은 일파만파였다. 홍 감독은 향후 박지성 복귀 논란이 제기될 수 있어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복귀든, 아니든, 만나서 얘기한 후 자연스럽게 결과물을 내놓으면 된다. 그러나 말의 홍수 속에 방향을 잃었다. 박지성과의 대립으로 비춰지는 외부의 시선에 황당해하고 있다.

사실상 박지성의 복귀는 물건너갔다. 자칫 기존의 분위기도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이청용이다. 이청용은 지난해 마지막 평가전에서 주장으로 선임되며 선수단을 흠없이 이끌었다. 박지성의 빈자리를 메울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이청용은 이날 경기 후 박지성의 복귀에 대해 담담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지성이형 포지션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 후배들을 생각해 자리를 비켜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지성이 형의 공백은 있지만 젊은 선수들이 점점 발전해가는 좋은 모습을 평가전을 통해서 계속해서 보이고 있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다."

오랜만의 중계에 그도 신이 났다. 이청용은 "중계 사실은 들어서 알고 있었다. 보경이와 다치지 않고 경기를 잘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우리는 졌지만 플레이에 만족한다"며 웃은 후 "월드컵을 준비할 기간이 많지 않다. 감독님이 바뀌었지만 빠른 시일내에 우리 팀의 색깔을 찾아 가는 거 같아서 기대된다.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수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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