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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대회 사나이' 기성용, 맨유전이 진가 증명할 기회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1-22 08:10


사진출처=선덜랜드 홈페이지

기성용(25·선덜랜드)은 '컵대회의 사나이'로 불린다. 이를 다시 증명할 기회가 왔다.

기성용의 선덜랜드가 23일(이하 한국시각)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리는 캐피탈원컵(리그컵) 4강 2차전에서 맨유를 상대로 결승 진출을 노린다. 8일 홈구장인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1차전에서 맨유를 2대1로 제압했던 선덜랜드는 무승부 이상을 기록하면 결승에 진출한다.

선덜랜드는 '컵대회 우승 DNA'를 보유한 기성용이 있어 결승행에 희망을 품고 있다. 유독 컵대회와 인연이 깊었던 기성용이다. 프로 첫 우승 경력이 컵대회에서 시작됐다. 2006년 FC서울에 입단했던 기성용은 그 해 서울의 리그컵 우승을 지켜봤다. 비록 한 경기에도 뛰지 못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팀의 일원으로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후 국내에서 뛴 3시즌 동안 기성용은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9~2010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셀틱으로 이적한 이후 컵대회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마더웰과 맞닥뜨린 2010~2011시즌 스코티시컵 결승에서 기성용은 선제 결승골(3대0 승)을 기록하며 셀틱의 우승을 이끌었다. 기성용이 유럽 무대에서 차지한 첫 우승 트로피에 컵대회의 이름이 새겨졌다.

컵대회는 기성용이 새 팀 적응 및 성공가도를 이어갈 수 있게 만들어준 대회가 됐다. 셀틱에서 기량이 급성장한 기성용은 2012~2013시즌에 셀틱을 떠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로 이적했다. EPL 데뷔 첫 해에도 컵대회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브래드포드와의 리그컵 결승에서 중앙 수비수로 출격해 팀의 5대0 대승을 이끌었다. 스완지시티는 1912년 팀 창단 이후 101년 만에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을 따냈다. 선덜랜드로 이적한 이후에도 인연이 지속됐다. 기성용은 잉글랜드 무대 진출 이후 데뷔골을 리그컵 8강에서 터뜨렸다. 지난해 12월 18일 열린 리그컵 8강전에서 첼시를 상대로 연장 후반 13분에 결승골을 터뜨리며 선덜랜드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선덜랜드를 4강으로 이끌며 경기 MOM(최우수선수)에도 선정됐다.

기성용은 선덜랜드를 리그컵 결승으로 이끌 '키 플레이어'로 꼽힌다. 최근 4경기에서 3승1무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선덜랜드의 중심에 기성용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첼시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린 뒤 9경기에서 3골-1도움을 기록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해 팀 공격에 무게를 더했다. 기성용은 맨유와의 4강 1차전에서도 풀타임 활약했다. 2차전 선발 출전도 유력하다.

반면 맨유는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20일 열린 첼시와의 라이벌전에서 1대3으로 대패하는 등 최근 5경기에서 1승4패를 기록했다.

선덜랜드가 1985년 이후 29년만에 리그컵 결승에 안착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동시에 1968년 이후 46년 동안 지속된 맨유 원정 무승의 기록마저 깨뜨릴 기회다. '컵대회의 사나이' 기성용이 선덜랜드의 새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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