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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의 2013년 마지막 A매치는 11월 19일 러시아전(1대2 패)이었다. A대표 중 K-리거에게 쉼표는 없었다. 당시 리그는 현재진행형이었다. 지난달 1일 K-리그의 문이 닫힌 뒤 9개월의 대장정을 달려온 선수들은 한 달여의 꿀맛같은 휴식에 돌입했다. 그러나 마냥 넋놓고 쉴 수 없었다. 꼼꼼한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의 주문때문이었다. 홍 감독은 13일 브라질과 미국을 거친 3주간의 해외 전지훈련 소집에 맞춰 선수들에게 휴식기간 중 진행했던 훈련 일지를 제출하라고 했다.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는 선수들의 훈련 일지를 분석해 맞춤형 훈련을 짤 계획이다.
인상깊게 훈련 일지를 작성한 선수는 '울산 공수의 핵' 김신욱과 이 용이었다. 먼저 A4용지 두 장에 걸친 김신욱의 훈련 일지는 완벽에 가까웠다. 개인 트레이너(이창현씨)의 도움을 받았다. 휴식 1주차(12월 2~7일) 때는 각종 시상식과 휴식을 취했다. 2주차(12월 8~14일)부터는 가벼운 웨이트트레이닝(1시간)과 조깅(1시간)을 실시했다. 3주차(12월 15~21일)에도 반복된 훈련이었지만, 변형된 웨이트훈련이 진행됐다. 4주차(12월 22~28일) 때는 웨이트훈련이 더 강화됐고, 조깅과 스텝 운동이 병행됐다. 이 훈련은 5주차(12월 29일~1월 1일)까지 진행됐다.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린 김신욱은 남미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몸 상태를 만들어 놓았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울산의 '철퇴축구'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이 용은 노트 한 권을 통째로 제출했다.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체력 유지를 위해 진행했던 훈련 내용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이 용의 성실함이 묻어있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