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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홍명보, 휴식기 훈련일지 제출 2가지 의미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1-14 17:41 | 최종수정 2014-01-15 07:53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호가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브라질로 출국했다. 선수단이 출국장을 나가기 전 단체로 기념촬영을 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

홍명보호의 2013년 마지막 A매치는 11월 19일 러시아전(1대2 패)이었다. A대표 중 K-리거에게 쉼표는 없었다. 당시 리그는 현재진행형이었다. 지난달 1일 K-리그의 문이 닫힌 뒤 9개월의 대장정을 달려온 선수들은 한 달여의 꿀맛같은 휴식에 돌입했다. 그러나 마냥 넋놓고 쉴 수 없었다. 꼼꼼한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의 주문때문이었다. 홍 감독은 13일 브라질과 미국을 거친 3주간의 해외 전지훈련 소집에 맞춰 선수들에게 휴식기간 중 진행했던 훈련 일지를 제출하라고 했다.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는 선수들의 훈련 일지를 분석해 맞춤형 훈련을 짤 계획이다.

홍 감독의 주문에는 두 가지 의미가 숨어있다. 우선 부상 방지 차원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새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1월 초에 소집된다. 1차 동계훈련의 목표는 체력 향상과 몸 만들기다. 이 시기에는 되도록 연습경기를 자제한다. 그러나 A대표팀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브라질에서 1주일을 보낸 뒤 2주간의 미국 전훈에선 코스타리카(26일·LA), 멕시코(30일·샌안토니오), 미국(2월 2일·칼슨)과 세 차례의 친선경기가 예정돼 있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선수들이 부상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 때문에 홍 감독은 미리 체력 훈련을 주문한 것이다.

특히 전훈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속내도 포함돼 있다. 이번 전훈의 목표는 조직력 강화다. 이근호(상주)는 "이전에는 경기를 위한 소집이었다면, 이번에는 조직력 훈련을 위한 소집"이라고 했다. 이어 "3차례 평가전을 통해 수비 조직력을 점검하고 실점을 줄여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강팀과의 맞대결에서 많이 찾아오지 않는 기회를 살려 골로 연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훈 기간에도 체력 훈련은 병행되겠지만, 초점은 홍 감독의 '한국형 축구' 완성에 맞춰져 있다.

인상깊게 훈련 일지를 작성한 선수는 '울산 공수의 핵' 김신욱과 이 용이었다. 먼저 A4용지 두 장에 걸친 김신욱의 훈련 일지는 완벽에 가까웠다. 개인 트레이너(이창현씨)의 도움을 받았다. 휴식 1주차(12월 2~7일) 때는 각종 시상식과 휴식을 취했다. 2주차(12월 8~14일)부터는 가벼운 웨이트트레이닝(1시간)과 조깅(1시간)을 실시했다. 3주차(12월 15~21일)에도 반복된 훈련이었지만, 변형된 웨이트훈련이 진행됐다. 4주차(12월 22~28일) 때는 웨이트훈련이 더 강화됐고, 조깅과 스텝 운동이 병행됐다. 이 훈련은 5주차(12월 29일~1월 1일)까지 진행됐다.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린 김신욱은 남미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몸 상태를 만들어 놓았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울산의 '철퇴축구'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이 용은 노트 한 권을 통째로 제출했다.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체력 유지를 위해 진행했던 훈련 내용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이 용의 성실함이 묻어있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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