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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WC 도전' 이근호 "마지막 월드컵이라는 각오로 뛴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1-08 07:11



'월드컵의 해', 렌즈를 버렸다. 수술까지 받았다. 2014년을 맞이한 이근호(29·상주), 각오가 남다르다.

2013년은 잊지 못할 한 해였다. K-리그 챌린지에서 득점왕(15골)에 등극했고 상주의 클래식 승격도 이끌었다. 챌린지 최고의 별(MVP)에도 선정되며 챌린지 초대 타이틀을 석권했다.

2014년 그의 무대가 클래식에서 펼쳐진다. 상무 입대 1년만에 다시 밟는 클래식 무대라 기대가 크다. 하지만 그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무대가 또 있다. 꿈에 그리던 월드컵이다. 홍명보호에서 공격수로 입지를 다진 이근호는 3주간의 브라질·미국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됐다. 이번 전지훈련은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로 향하는 1차 관문이다.

이를 위해 이근호는 지난 12월 중순 오랫동안 고민해온던 일을 실행에 옮겼다. 챌린지 우승과 클래식 승격으로 얻어낸 10여일간의 휴가 기간 동안 시력 보정 수술인 '라섹'을 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뛰기 위한 나름의 준비다. 그는 "그동안 렌즈를 끼고 플레이했는데 렌즈를 끼기도 불편하고 경기 중에 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오래전부터 수술을 하려고 했는데 이번에 휴가 기간이 맞아서 하게 됐다"면서 "월드컵에서 더 좋은 상태로 뛸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상주 상무의 공격수 이근호. 사진제공=상주 상무
그동안 '월드컵'이란 단어는 그에게 아픔이었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이근호는 본선을 앞두고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지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발걸음의 무게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러나 4년 새 입지가 달라졌다.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고 2013년에는 득점왕-MVP를 석권하며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이근호도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는 "월드컵에 간다는 보장은 없지만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 만약 월드컵에 가게 된다면 마지막(월드컵)이라는 각오로 뛰겠다. 후회하지 않을 만한 월드컵이 될 수 있도록 꼭 공격포인트를 기록해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대표팀에서 며칠 훈련하고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훈련 기간이 길다. 그동안의 소집을 통해서 감독님이 무엇을 원하시는 지 자세히 알게 됐다. 이번에 감독님의 요구에 맞춰서 내가 고쳐야 할 부분을 수정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다"며 당찬 각오도 전했다. 처음으로 홍명보호에 소속팀 동료 이 호가 동행하게돼 마음도 든든해졌다.

상주의 클래식 승격도 이근호의 월드컵 준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아무래도 챌린지보다는 클래식이 개인적으로 몸상태를 유지하거나 기량 발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챌린지보다 수준이 높아 골이나 도움, 팀 승리가 작년보다 힘들 수 있지만 준비를 철저히 해서 상주가 클래식에서도 만만한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4년 전 아픔을 딛고 한단계 도약한 이근호의 생애 첫 월드컵 도전 꿈이 무르익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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