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민과 함께하고 대구시민을 행복하게 하는 대구FC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결국 고름은 터졌다. 대구FC의 K-리그 챌린지 강등이 확정되자 대구시는 사정의 칼날을 휘둘렀다. 12일 열린 대구FC 제52차 이사회에서 김재하 대표이사 및 이사진 9명 전원의 사임을 결정했다. 몇몇 이사들이 '강등 사태에 책임을 져서 일괄 사퇴하고 재신임을 받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사장은 물론 구단 업무를 총괄하는 석광재 사무국장도 사표를 냈다.
문제는 그 뒤다.이사회는 대구FC 팀장급들에게도 사퇴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주찬용 운영팀장, 편영호 경영지원팀장, 김현희 홍보마케팅팀장 등 대구 실무를 책임지는 사람들이 모두 물러나게 됐다. 이들은 대구FC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사람들이다. 대구FC는 올 시즌 성적만 빼고는 많은 것을 이루어냈다. 팬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선수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지역을 찾았다. 학교에 가서 배식 봉사와 체육 수업을 가졌다. 대구FC의 경기당 평균 관중수는 2010년 4539명, 2011년 6344명, 2012년 7568명으로 계속 증가했다. 올 시즌은 평균 6855명으로 다소 떨어졌지만 그 폭은 크지 않다.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된 3개팀 가운데 가장 많은 관중이었다.
외부적으로 인정받은 사람들이 대구시와 몇몇 이사들의 '화풀이 대상'으로 하루아침에 목이 잘리고 만 것이다. 덕분에 대구FC의 행정은 순식간에 '식물인간' 상태가 되고 말았다.
기묘한 이야기도 들린다. 대구FC 이사회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열어 감독 선임 및 구단 운영진 개편, 장기계획 수립 등을 논의할예정이다. 비대위가 다룰 안건중에 하나가 백종철 전감독 유임안이라는 소문이다. 백 감독은 11월30일 강등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상태다. 이사진과 프런트들이 짐을 싼 상황에서 백 감독의 복귀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 여기에 대구 축구계에서 큰 힘을 내고 있는 모 고교 라인이 백 감독 복귀를 위해 대구시와 정계에 줄을 대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K-리그 챌린지로 내려간 대구FC의 최대 현안은 구단 정상화와 클래식 복귀다. 지금은 힘을 합쳐야 할 때다. 하지만 현재 일들만 놓고 보면 대구FC는 '대구시민'프로축구단이 아닌 '대구시청'프로축구단인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