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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울산월드컵경기장 바깥에는 버스의 행렬이 펼쳐졌다.
팬은 K-리그의 척도다. 포항이 40년 역사 외에도 명문 대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방구단의 한계'라는 자조는 포항에게 남의 일이다. 인구 50만의 소도시 포항을 연고로 하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평균 1만에 가까운 관중몰이를 했다. 지난해(22경기·평균 8803명)보다 홈 경기가 3경기 줄었음에도 올해 평균관중 9700명으로 10.2% 증가의 성과를 냈다. 이것도 스플릿 그룹A 일정을 앞두고 실시된 스틸야드 잔디 교체 공사와 대체 경기장 조명시설 미비로 홈 6경기 중 3경기를 평일 낮 시간대에 치르면서 관중몰이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스틸야드에서 그룹A 일정을 모두 소화했을 경우, 평균 관중 1만 돌파는 충분히 가능했다. 1973년 포항제철축구단 시절부터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40년 전통을 만들어 간 역사의 선물이다. 스타 한 명 없는 스쿼드지만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유스 시스템 정착과 각종 사회공헌 사업으로 민심을 사로 잡았기에 이룰 수 있었다. 포항 팬들의 성원은 땀과 열정으로 만들어낸 풀뿌리 축구 문화의 결실이다.
포항이 쓴 더블의 새 역사는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 만의 소유물이 아니다. 경기장에서 선수단과 동고동락한 '영일만 친구들' 모두의 승리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