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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전]'만점활약' 김신욱, 홍명보호 원톱 고민 날렸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11-15 21:44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스위스 대표팀과의 평가전이 15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의 김신욱이 헤딩슛을 성공시켰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상암=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11.15/

'진격의 거인' 김신욱(울산)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김신욱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친선경기에서 선발출전해, 82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스위스전 최고의 관전포인트는 김신욱의 활약이었다. 그는 7월 동아시안컵 이후 4개월 만에 홍명보호에 재승선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큰 키가 독이었다. 김신욱이 최전방에 포진하면 '뻥축구'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홍 감독은 다양한 공격 조합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판단, 전략적으로 김신욱을 제외했다. 스위스전은 김신욱에게 주어진 두번째 기회였다.

김신욱은 만점 활약으로 홍 감독에 강한 인상을 심었다. 일단 높이의 위력은 대단했다. 유럽에서도 수비가 강하기로 정평이 난 스위스 수비진을 상대로 압도적인 제공력을 보였다. 김신욱을 향해 뜬 볼은 모조리 그의 차지였다. 단순히 머리에 맞춘 것이 아니라 동료를 향해 정확히 연결됐다. 김신욱의 머리에서 출발한 공격이 여러차례 이어졌다. 전반 13분에는 기성용의 프리킥을 머리로 받아넣었지만, 오프사이드로 무산된 찬스도 만들었다. 후반 13분 기성용의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넣은 홍정호의 헤딩골도 김신욱에 시선이 쏠리며 만들어진 골이었다. 오트마르 히츠펠트 스위스 감독은 김신욱의 머리를 의식해 후반 1m89의 장신 센데로스를 투입했다.신체조건이 뛰어난 유럽 선수들을 매일 같이 상대해 온 스위스 수비가 당황할 정도였다.

우려했던 '뻥축구'도 없었다. 김신욱은 폭넓은 움직임을 보이며 공간을 만들었다. 홍 감독이 원하는 원톱은 2선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첫번째 역할이다. 김신욱은 순간적으로 2선으로 내려오며 스위스 수비를 흔들었다. 때로는 측면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측면에서 크로스가 올라올때면 어김없이 중앙쪽에 자리를 잡았다. 슈팅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상대 수비에 부담을 주기에 충분한 움직임이었다. 연계력도 돋보였다. 후반 10분 중앙에서 볼을 잡아 이청용에게 멋진 스루패스를 연결했다. 아쉽게 이청용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12분에는 절묘한 크로스로 이근호의 헤딩슈팅을 만들기도 했다. 물론 패스할 곳이 없을때 후방에서 단순히 김신욱의 머리를 향해 올린 볼도 여러차례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홍 감독이 원하는 안정된 플레이가 이어졌다. 수비시에서도 적절한 압박으로 수비진에 힘을 실어줬다.

물론 보완점도 있었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포진한 김보경과의 호흡은 아쉬웠다. 김보경은 침투보다는 드리블과 패스에 능한 타입이다. 김신욱을 활용하기 위한 측면 공격은 좋았지만, 중앙공격은 매끄럽지 않았다. 홍 감독은 후반 들어 지난해 울산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함께 이끈 이근호(상주)를 투입했다. 찬스시 보다 과감한 움직임도 필요하다. 빌드업 과정까지는 좋았지만, 슈팅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압박시 너무 과감한 동작도 옥에 티였다.

홍명보호는 그간 원톱 부재로 고생해왔다. K-리그에서 뛰는 원톱 자원과 유럽파 미드필더들을 시험했지만, 합격점을 주기에는 불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쳤다. 김신욱이 K-리그 클래식에서의 활약을 대표팀에서도 재연하는데 성공하며 홍 감독에게 원톱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줬다. 홍명보호의 공격옵션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해냈다. 김신욱의 활약은 스위스전 최고의 수확이다.


상암=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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