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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김신욱(울산)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우려했던 '뻥축구'도 없었다. 김신욱은 폭넓은 움직임을 보이며 공간을 만들었다. 홍 감독이 원하는 원톱은 2선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첫번째 역할이다. 김신욱은 순간적으로 2선으로 내려오며 스위스 수비를 흔들었다. 때로는 측면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측면에서 크로스가 올라올때면 어김없이 중앙쪽에 자리를 잡았다. 슈팅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상대 수비에 부담을 주기에 충분한 움직임이었다. 연계력도 돋보였다. 후반 10분 중앙에서 볼을 잡아 이청용에게 멋진 스루패스를 연결했다. 아쉽게 이청용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12분에는 절묘한 크로스로 이근호의 헤딩슈팅을 만들기도 했다. 물론 패스할 곳이 없을때 후방에서 단순히 김신욱의 머리를 향해 올린 볼도 여러차례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홍 감독이 원하는 안정된 플레이가 이어졌다. 수비시에서도 적절한 압박으로 수비진에 힘을 실어줬다.
물론 보완점도 있었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포진한 김보경과의 호흡은 아쉬웠다. 김보경은 침투보다는 드리블과 패스에 능한 타입이다. 김신욱을 활용하기 위한 측면 공격은 좋았지만, 중앙공격은 매끄럽지 않았다. 홍 감독은 후반 들어 지난해 울산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함께 이끈 이근호(상주)를 투입했다. 찬스시 보다 과감한 움직임도 필요하다. 빌드업 과정까지는 좋았지만, 슈팅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압박시 너무 과감한 동작도 옥에 티였다.
상암=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