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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은 왜?]최강희 vs 서정원, 킬러 맞대결은 결국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3-09-29 17:03 | 최종수정 2013-09-30 07:55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전북현대와 수원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전북 최강희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전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9.29

최강희 전북 감독과 서정원 수원 감독 모두 서로에게 강하다. 최 감독은 2005년 전북 지휘봉을 잡은 이후 수원 킬러였다. 2011년까지 수원과 15번 만나 딱 1번만 졌다. 6승8무1패였다. 서 감독도 전북이라면 자신있었다. 올 시즌 수원 감독으로 부임한 서 감독은 2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두 감독이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났다. 킬러들간의 자존심 대결이었다. 지는 쪽은 가슴에서 킬러라는 이름표를 떼내야 했다.

변수

서 감독은 경기 전 하늘을 보고 탄식했다. 비가 내렸다. 올 시즌 수원은 짧은 패스 위주의 플레이를 펼친다. 비내리는 환경에서는 패스의 정확도와 속도 조절에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전북처럼 파워넘치는 팀을 상대할 때는 어려움이 컸다. 일단 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볼키핑을 강조했다.

최 감독은 정신적인 부분을 이야기했다. 올 시즌 2연패의 원인으로 팀을 떠난 루이스 에닝요 조성환 손승준을 이야기했다. 4명 모두 수원에서 방출되는 등 원한이 있었다. 최 감독은 "이들이 있을 때는 수원전의 중요성을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았다"면서 "선수들에게 정신 무장을 다시 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전북현대와 수원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전북 김상식이 헤딩슛을 시도하고 있다.
전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9.29
템포를 압도한 파워

서 감독의 탄식은 현실로 나타났다. 비가 오는 가운데 전북의 파워가 수원의 템포를 압도했다. 수원 선수들은 중원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공격의 핵심인 산토스는 김상식과 정 혁 등에 막혔다. 선수들 개개인의 볼컨트롤 미스가 속출했다. 골대 근처에도 볼이 가지 못했다. 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손짓으로 '차분하라'고 주문했다. 전북의 템포를 늦추는데 최대한 집중했다. 전반 수원의 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서 감독은 전반만 버티면 후반에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전북이 보여준 파워 축구의 중심에는 케빈이 있었다. 최전방 원톱에 나선 케빈은 공중볼과 등지는 플레이에서 발군이었다. 최전방에서 케빈이 볼을 잡으면 2선에서 레오나르도와 티아고, 정 혁과 서상민 등이 침투했다. 이들이 날린 슈팅은 전반에만 7개였다. 문제는 골결정력이었다. 전북의 슈팅은 골망을 외면했다. 전반 38분 레오나르도의 중거리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전북현대와 수원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0대0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양 팀 선수들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전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9.29

실패한 승부수

후반 들어 비가 그쳤다. 서 감독이 승부수를 던졌다. 김대경 대신 들어간 조지훈이 맹활약했다. 산토스 뒤쪽에 배치했다. 산토스의 수비 부담을 줄였다. 수원의 첫 슈팅은 후반 1분 나왔다. 후반 12분과 22분 날카로운 슈팅이 이어졌다. 정대세와 추평강을 투입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려 했다.

최 감독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상대의 공격을 막을 것은 역시 공격밖에 없었다. 공격 동력을 갈아끼웠다. 티아고와 서상민을 빼고 박희도와 김신영을 투입했다. 최 감독의 승부수는 통하는 듯 했다. 수원은 후반 29분 정대세의 슈팅 이후 더 이상의 공격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전북은 경기를 압도했다. 하지만 무수한 슈팅을 날리고도 골을 만들지 못했다.

0대0 무승부. 양 팀 사령탑들의 표정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서 감독은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확보했다. 수비가 잘했다"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 최 감독은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무승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크게 아쉬워했다.
전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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