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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프리롤, 답답한 PSV 공격에 한줄기 빛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09-29 14:33


박지성. 스포츠조선DB

29일(한국시각) 네덜란드 AFAS스타디온에서 벌어진 AZ알크마르-PSV에인트호벤의 에레디비지에 8라운드.

이날 가장 돋보인 선수는 골을 터뜨린 닉 피르헤버와 애런 요한손(이상 알크마르)도, 멤피스 데파이(에인트호벤)도 아니었다. 다름아닌 에인트호벤의 베테랑 박지성(32)이었다.

박지성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더불어 풀타임도 소화하지 않았다. 후반 26분 알크마르의 빅토르 엘름에게 왼발목을 밟혀 부상으로 미드필더 아담 마헤르와 교체됐다.

하지만 미친 존재감을 과시했다. 박지성이 빛날 수 있었던 이유는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은 프리롤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지만, 줄곧 중앙으로 이동해 플레이를 펼쳤다. 필립 코쿠 에인트호벤 감독의 전술적 지시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포지션 체인지를 이루는 타이밍은 그라운드에서 뛰는 박지성의 몫이다.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박지성의 프리롤은 답답한 에인트호벤의 공격에 한 줄기 빛이었다. 에인트호벤은 주도권을 잡고 공격을 펼쳤지만, 잦은 패스미스로 골 결정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특히 허술한 미드필드 중원 조직력으로 허리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이 때 박지성이 나타났다.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해 볼을 연결해줬다. 막혀있던 공격의 맥을 뚫어주는 역할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골까지 노렸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적극적으로 돌파, 공격에 참여했다.

이렇게 박지성이 프리롤을 수행하기 위해선 강철 체력과 활동량이 필요하다. 박지성은 두 가지를 모두 그라운드 위에서 뽐냈다. 강한 압박과 적극적인 수비 가담이 이를 증명했다. '수비형 윙어'의 창시자답게 영리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이렇게 많이 뛰다보니 부상 노출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볼이 보이는 곳마다 박지성이 보였으니 상대 선수와의 잦은 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 결국 박지성은 발목을 다치고 말았다. 후반 26분 교체돼 나오면서도 다리를 절뚝였다. 다행히 부상은 경미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가 끝난 뒤 코쿠 감독은 박지성의 상태에 대해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짧게 말했다. 팀으로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만 하다. 갈수록 박지성의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리그 선두싸움. 첫 패배를 당한 유로파리그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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