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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성남에 버저비터 결승골 비수,송호영의 기적은?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9-13 08:33 | 최종수정 2013-09-13 08:33


화면캡처=스포티비플러스

'전남 이적생' 송호영(25)이 짜릿한 극장을 썼다. 너무나도 익숙한 '친정' 성남의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인저리타임 '버저비터'골을 쏘아올렸다.

지난 11일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 성남-전남전은 혈투였다. 0-0 무승부가 유력하던 후반 48분 전남의 마지막 공격기회였다. 웨슬리가 중원에서 페널티박스까지 거침없이 치고 올라온 후, 오른쪽의 이종호에게 볼을 연결했다. 이종호가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문전의 송호영이 거침없이 쇄도했다. 완벽한 타이밍이었다. 몸을 던진 오른발 슈팅은 보란듯이 골망을 흔들었다. 믿을 수 없는 '기적골'에 전남 벤치가 뜨겁게 환호했다.

2009년 경남(26경기3골3도움)에서 데뷔했지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영광을 경험한 성남은 송호영에게 '친정'과도 같다. 2010~2011년(45경기2골) 2시즌간 조동건 라돈치치 사샤 홍 철 전성찬 김성환 등과 신태용 감독의 성남에서 함께 뛰며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측면을 뒤흔드는 빠른 스피드, 폭발적인 드리블로, 팬들에게 '송메시'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사랑받았다. 2011년 말 송호영은 이현호와 맞트레이드되며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부상으로 인해 3경기 출전에 그쳤다. 기대만큼 실력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올시즌 여름 이적시장에서 박승일과 맞임대됐다. 전남 유니폼을 입었다. 5년간 무려 4개 클럽의 유니폼을 바꿔입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어쨌거나 신태용 전 성남감독, 박경훈 제주감독, 하석주 전남감독 모두 재능을 인정한 공격자원이다. 하 감독은 이날 성남전에서 임종은 전현철 송호영 등 성남 출신 선수들을 모두 기용했다. 조커로 기용해온 전현철을 선발로, 아껴둔 송호영을 후반 조커로 투입하며 승리를 노렸다. 승부수가 통했다. 송호영의 이 한골로 전남은 3연승을 달리던 성남을 이겼다. 4경기만에 첫골을 터뜨린 송호영은 "기분이 너무 좋다. 성남을 상대로 해서 더 좋은 것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좀 이상한 기분도 든다"며 웃었다.

강등권과 승점 벌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전남으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지난해 피말리는 강등전쟁을 경험했다. 올해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 전남의 다짐이다. 인저리타임 결승골, 원정에서의 승점 3점으로 날개를 달았다. 스플릿리그 시작 직후 이적생들이 잇달아 골을 터뜨리고 있다. 경남전에서 박기동이 골맛을 봤고, 이어진 성남전에서 송호영이 골을 터뜨렸다. 좋은 징조다.

무엇보다 골을 만드는 과정이 좋았다. 올시즌 달라진 팀플레이어들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단독플레이를 지적받던 웨슬리가 마지막 순간 이종호에게 공을 건넸다. '광양루니' 이종호가 4호 도움을 기록했다. 지난해 6골2도움을 기록한 이종호는 올시즌 24경기4골4도움이다. 이종호는 "마지막 역습상황에서 하 감독님이 말씀해주신 전술대로 했다"고 설명했다. 장신선수가 없는 만큼 문전에서 한박자 빠른 크로스가 필요하다는 감독의 전술을 스마트하게 이행했다.

전남은 추석연휴 마지막날인 22일 오후 3시 홈에서 대전과 맞붙는다. 5경기 연속 무패에 도전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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