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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과르디올라 놓친 이유는 정통성 고집'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3-09-08 10:38 | 최종수정 2013-09-08 10:38


사진=TOPIC/Splash News

잉글랜드 축구가 정통성을 고집하다가 굴러 들어온 호박을 차버렸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9일 펩 과르디올라 바이에른 뮌헨 감독의 이야기를 전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잉글랜드행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오히려 잉글랜드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5월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후임을 물색중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에서 2차례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이끌었다. 프리메라리가에서도 3번 우승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FC바르셀로나는 떠나는 것이 결정되어 있었다. FA의 영입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FA가 마음을 바꾸었다. 잉글랜드 출신의 지도자가 사령탑에 올라야 한다는 여론이 득세했다. 축구 종주국으로서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실제로 잉글랜드 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었던 카펠로 감독(이탈리아) 시절에도 영국 언론과 지도자들은 감독 흔들기에 집중했다. 카펠로 감독이 영어에 서툰 것을 문제삼더니 경기에서 지면 가차없이 맹공을 퍼부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카펠로 감독이지만 영국의 집요함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결국 FA는 순혈주의에 빠져 과르디올라 감독을 차버렸다. 로이 호지슨 감독을 선임했다. 면접 기회조차 받지 못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휴식을 취한 뒤 올 시즌부터 바이에른 뮌헨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다.

FA의 선택이 실수일지 아닐지는 조만간 판명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H조에 속한 잉글랜드는 현재 4승3무(승점 15)로 조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2위 몬테네그로(4승3무1패, 승점 15)와 승점에서 차이가 없다. 3위 우크라이나도 승점 14(4승2무1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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