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깜짝 리그 선두' 리버풀, 명가재건 가능할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9-02 10:38


사진캡처=리버풀 홈페이지

리버풀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리버풀은 1일 맨유와의 '레즈더비'마저 승리하며 개막 후 3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재 리그 선두다. 올시즌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은 있었지만, 이정도로 선전할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이제 3경기가 지났을뿐이지만, 빅4에 재입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리버풀의 명가 재건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리버풀은 지난 몇년간 추락을 거듭했다. 2008~2009시즌 2위를 기록한 이후 그동안 리버풀 성적은 7위, 6위, 8위, 7위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빅4의 한축을 담당하던 리버풀은 어느새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매시즌 부활을 노린다며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혹시' 했던 기대는 '역시'로 바뀌었다. 유로파리그 티켓이 리버풀의 현실적인 목표라고 말하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리버풀은 다시 태어나기 위해 브렌단 로저스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난시즌 가능성을 봤다면 올시즌은 본격적인 로저스식 리버풀의 꽃을 피우고 있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7위에 그쳤지만, 후반기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리버풀의 지난 시즌 후반기 성적은 10승6무3패(43득점-17실점)다. 전반기 성적인 6승7무6패(28득점-26실점)와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다. 무엇보다 로저스 감독이 강조하는 빠른 패싱축구에 선수들이 녹아든 모습을 보였다. 지난시즌 후반기의 상승세는 올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다.

리버풀은 올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이아고 아스파스, 루이스 알베르토, 콜로 투레, 시몬 미놀렛, 알리 시소코 등을 데려왔다. 물론 애초 리버풀이 노렸던 헨리크 므키타리안(도르트문트), 윌리안(안지), 디에구 코스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에 비해서는 이름값에서 밀리는게 분명하다. 하지만 리버풀의 전력에 보탬이 되는 선수들임에는 분명하다. 특히 로저스 감독의 축구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꿀영입'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다. 로저스 감독은 필리페 쿠티뉴-스티븐 제라드를 중심으로 이적생을 활용한 4-2-3-1 포메이션을 완성했다. 공격과 수비 밸런스에서 완성도가 높다. 리버풀은 개막 후 3경기에서 모두 1대0 승리를 거뒀다. 다니엘 아게르가 중심이 된 수비진은 탄탄한 조직력을 구축했다. 제라드와 루카스의 더블 볼란치(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견고하고, 아스파스-쿠티뉴-조던 헨더슨으로 구성된 2선 공격진은 스피드와 창의성을 두루 갖췄다. 다니엘 스터리지는 3경기서 3골을 몰아넣으며 공격첨병의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다. 그동안 결정적인 순간마다 주저앉았던 리버풀에 운까지 따르고 있다. 지난 몇년간의 리버풀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변수는 루이스 수아레스의 복귀다. 수아레스는 23일 맨유와의 리그컵에서 복귀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그는 지난시즌 첼시전에서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를 무는 기행으로 10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수아레스는 올여름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아스널 등으로부터 강력한 러브콜을 받았다. 수아레스도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뛰고 싶다며 리버풀을 떠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리버풀의 완강한 저항속에 결국 잔류했다. 수아레스는 의심할 여지없는 리버풀 최고의 재능이다. 지난 시즌에도 리그 33경기서 23골을 넣었다. 지난시즌 기행만 아니었다면 올해의 선수상도 가능했을 정도의 페이스였다. 수아레스가 지난시즌 정도의 활약을 펼쳐준다면 리버풀의 빅4 행도 분명 가까워진다. 그러나 현재 리버풀의 베스트11이 워낙 견고해 변화를 주기가 쉽지 않다. 수아레스가 복귀한다면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스터리지가 사이드로 돌려야 한다. 스터리지는 중앙을 선호한다. 첼시를 떠난 이유도 측면 공격수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다. 포지션의 연쇄이동은 좋았던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수도 있다. 한번 마음이 떠났던 수아레스가 다시 한번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칠지도 미지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