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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동점골을 내준 뒤 7분 간 지옥을 걸었던 윤 감독의 표정은 초연했다. 그라운드에 모든 힘을 쏟아부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동점 직후) 선수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 주문했다.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 박용호의 결승골이 아니었다면 패장의 멍에를 쓸 뻔 했다. 윤 감독은 "비기면 그룹A행이 좌절되는 상황이었기에 올라가라 지시를 했다. 다행히 찬스가 나왔고, (박)용호가 적극적으로 쇄도해 결국 득점을 만들어냈다"고 미소를 지었다.
정규리그에서 부산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끈끈한 조직력 축구로 무장해 강팀 킬러 역할을 하다가도 하위권 팀에 고전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룹A행 막차를 탄 배경이었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이겨야 할 팀을 잡지 못했지만, 어려운 팀을 상대로는 좋은 경기를 했다.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며 "정규리그 막판 강호와의 맞대결이 줄을 이었다. 모두가 우리에게 강팀과의 맞대결이 많아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이 우리 선수들에겐 큰 동기부여가 됐다. 나 역시 강팀과의 맞대결이 좀 더 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위팀을 만났을 때 성적이 안좋았지만, 상위팀과의 경기는 반대였다. 그룹A에선 홀가분하게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