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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다. 여느때와 다름없는 아스널의 여름이다. 수많은 스타 선수들의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결국 유니폼을 입은 것은 유망주 뿐이다.
이번 여름은 달라보였다. 매년 주축 선수를 잃었던 아스널은 올해는 베스트 일레븐을 모두 지키는 데 성공했다. 잉여 전력으로 분류됐던 선수들을 대대적으로 정리하는데도 성공했다. 여기에 아스널은 대형 스폰서 계약까지 맺으며 천문학적인 이적 예산까지 마련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과 아스널 운영진은 '최소 7000만파운드의 돈을 쓰겠다'고 공언했다. 아스널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입지가 줄어든 곤살로 이과인에 콜을 보냈다. 개인협상까지 마쳤지만, 높은 이적료를 제시하며 뒤늦게 영입전에 뛰어든 나폴리에 뺏기고 말았다. 여기서부터 꼬였다. 이과인 영입에 실패한 아스널은 웨인 루니, 루이스 수아레스 영입전에 너무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다. 타 포지션 보강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일단 주전 선수들을 모두 지키는데 성공했기에 시즌 초반에는 변동이 많은 타팀들에 비해 이점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벵거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중심으로 빠른 패스워크와 측면 공격수들의 스피드를 활용한 공격축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로랑 코시엘니와 페어 메르테자커가 지키고 있는 중앙수비도 탄탄하다. 잭 윌셔가 개막전부터 함께한다는 점도 호재다. 문제는 최전방과 골문이다. 올리비에 지루와 야야 사노고 두 선수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것은 무리다. 사노고는 검증되지 않았을뿐더러 부상전력도 많은 선수다. 루카스 파비앙스키가 지키는 골문도 불안하다. 아스널은 훌리오 세자르, 빅토르 발데스 등과 꾸준히 연결됐지만, 결국 골키퍼 영입없이 시즌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베스트11을 도와줄 백업선수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후반기로 갈수록 힘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스널은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유럽챔피언스리그 티켓은 꾸준히 따냈다. 올시즌은 쉽지 않아 보인다. 첼시, 맨시티, 맨유의 전력이 워낙 탄탄한데다 토트넘, 리버풀의 견제가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스널 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올시즌에는 5위 정도가 공정한 결과가 될 것 같다. 아니면 아예 유럽챔피언스리그에 탈락하고 환골탈태하는 아스널을 보고 싶은 마음도 솔직히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2013~2014시즌 아스널 PREVIEW
IN-야야 사노고
OUT-제르비뉴(AS로마) 비토 마노네(선덜랜드) 마틴 앙가(뉘른베르크) 안드레이 아르샤빈(제니트) 데니우손(상파울로) 크레이그 이스트몬드(콜체스터) 마루앙 샤막(크리스탈 팰리스) 추크스 아네케(크류) 조엘 캠벨(올림피아코스) 프란시스 코켈린(프라이부르크) 요한 주루(함부르크) 카일 에베칠로(트벤테) 저나드 메데(스완지시티) 이그나시 미구엘(레스터) 엘튼 몬테이로(클럽브뤼게) 필립 로버츠(폴커크) 안드레 산토스(플라멩고) 세바스티앙 스킬라치(바스티아) 산체스 와츠(콜체스터) 조던 윈터(브리스톨)
예상 베스트11
파비앙스키(GK)-깁스, 코시엘니, 메르테자커, 사냐-아르테타, 윌셔, 램지-월컷, 지루, 카졸라
KEY PLAYER-잭 윌셔
부상으로 날린 지난 날들을 생각해본다면 건강하게 시작하는 실질적인 첫 풀타임 시즌이다. 아스널의 역동적이고 빠른 패싱게임을 위해서는 윌셔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공수 연결고리의 핵이다. 무엇보다 그가 제 몫을 하지 못한다면 벵거 감독의 유소년 육성 정책은 다시 한번 도마에 오르게 된다. 윌셔는 한 시즌의 성패 뿐만 아니라 한 왕조의 몰락 여부를 결정짓는 키를 쥐고 있다. 능력과 재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벵거 감독의 마음속에는 "그저 건강하게만 버텨다오"라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지 않을까.
예상순위-5위
어느때보다 예측이 어려운 시즌이다. 확실한 것은 벵거 감독이 그렇게 강조하는 아스널의 젊은 선수들이 토트넘, 심지어 리버풀보다는 약해보인다는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