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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1, 2기 성적표, 중원-수비 '高', 공격 '低'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8-15 09:37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페루와 친선 경기를 했다.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소리를 치고 있다.
수원=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8.14/

동아시안컵에 이어 페루와 평가전을 치렀다. 국내파와 J-리거를 중심으로 꾸린 홍명보호 1, 2기가 막을 내렸다

9월부터 세상은 달라진다. 유럽파가 처음으로 호출받는다. 홍명보호의 고지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실험을 통해 더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것이 홍 감독의 뚝심이다.

물론 아쉬움은 있었다. 골문에 자물쇠를 채워둔 듯 결정력이 도마에 올랐다. 홍명보호는 4경기에서 3무1패, 1득점에 그쳤다. 반면 후방은 단단해졌다. 2실점으로 맹활약했다.

홍명보호 1, 2기는 어떤 그림이었을까. 성적표를 공개한다.

공격은 눈물

국내파 원톱으로는 끝내 한계를 보였다.가치를 입증하지 못했다. 동아시안컵에서 발탁된 서동현(제주)과 김신욱(울산)이 페루전에서 제외됐다. 김동섭(성남)만 생존했고, 조동건(수원)이 가세했다. 하지만 스트라이커 무득점이 현실이었다. 1골도 미드필더 윤일록이 동아시안컵 최종전 한-일전에서 터트린 골이다.

홍 감독도 골결정력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공은 이제 유럽파에게 돌아갔다. 박주영(아스널)의 거취가 오리무중이지만 새 둥지를 찾아 컨디션만 회복하면 발탁은 시간 문제다. 여의치 않을 경우 지동원(선덜랜드)과 손흥민(레버쿠젠)을 원톱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실마리를 찾은 중원, 유럽파 가세하면 더 풍성


가장 변화가 많은 포지션이 중원이었다. 홍명보호의 기본 포메이션은 4-2-3-1 시스템이다. 중원에서 공수의 키가 있다. 페루전에서는 이근호(상주)가 중앙으로 돌아왔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격했다. 좌우 측면에는 윤일록(서울)과 조찬호(포항),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하대성(서울)과 이명주(포항)가 주전 자리를 꿰찼다.

유럽파가 떨 만큼 위력이 대단했다. 하대성과 이명주의 공수 조율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됐다. 둘은 공수를 교차하는 포지션닝으로 최전방과 최후방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시켰다. 특히 주장 하대성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윤활유였다. 조찬호는 저돌적인 돌파와 강력한 슈팅으로 상대 수비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윤일록은 또 성장했다. 이근호는 측면보다는 중앙이 더 위력적이었다. 공격 전개 과정은 흠이 없을 정도로 매끄러웠다. 다만 이들도 골결정력에서는 2% 부족했다. 이근호 조찬호 윤일록이 결정적인 골 기회를 허공으로 날렸다.

유럽파도 쟁쟁하다. 지동원과 손흥민의 경우 섀도 스트라이커와 측면 날개도 소화할 수 있다. 오른쪽에는 이청용(볼턴), 왼쪽에는 김보경(카디프시티)이 전문 윙어로 버티고 있다. 김보경은 중앙 미드필더에도 설 수 있다. 중원에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중원은 한층 두터워졌다.

수비라인 해결책 찾다

수비라인은 또 무실점 경기를 이어갔다. 동아시안컵 2경기를 포함해 3경기에서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세대교체가 가속화 될 수 있다. 중앙 수비에는 중동파인 32세의 곽태휘(알샤밥)와 33세의 이정수(알사드)가 홍 감독의 호출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풍부한 경험은 월드컵에서도 필요하다. 하지만 젊은피의 주전 가능성은 점점 현실이 돼가고 있는 분위기다.

페루전에서는 좌우 윙백에는 김민우(사간도스)와 이 용(울산), 중앙 수비에는 홍정호(제주)와 황석호(히로시마)가 출격했다. 골키퍼 장갑은 부동의 수문장 자리를 지켜온 정성룡(수원)의 아성을 김승규(울산)가 무너뜨렸다. 이들은 교체없이 풀타임을 소화했다.

유럽파 윙백요원으로는 윤석영(QPR)과 박주호(마인츠)가 포진해 있다. 중국 광저우 헝다의 김영권도 가세할 수 있다. 탄탄한 수비라인은 홍명호보의 무기가 됐다.

드디어 유럽파와 국내파의 경쟁이 시작됐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향한 홍 감독의 실험은 가속 페달을 밟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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