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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 폭격기' 김신욱(25)이 의리를 지켰다. 소속팀 울산 현대와 3년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
김신욱의 재계약은 이미 한 달 전부터 진행돼 왔다. 해외 이적을 원하던 김신욱의 거취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던 시점이다. 김신욱은 7월 K-리그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기 직전 6월 29일 '스승' 김호곤 울산 감독과 마주 앉았다. 둘은 마음을 터놓고 얘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신욱은 김 감독에게 이적 문제를 위임했다. 당시 김신욱은 "거취에 대한 일임이 제자된 도리인 것 같았다"고 밝혔다. 또 "좋은 제안이 와도 감독님께서 '올시즌 나와 함께 하자'고 하시면 잔류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김신욱은 구단이 제시한 '3년 재계약'을 받아들였다.
유럽 진출이 또 다시 무산된 것도 김신욱의 재계약에 영향을 끼쳤다. 김신욱은 지난시즌부터 유럽행을 모색했다. 독일, 벨기에, 프랑스 등 다수의 유럽 명문 팀들이 군침을 흘렸다. 올시즌도 마찬가지였다. 벤피카(포르투갈), 웨스트브로미치(잉글랜드), 셀틱(스코틀랜드) 등에서 구두상으로 문의가 왔다. 그러나 관심은 겉돌았다. 공식적인 계약 문서가 도착하지 않았다.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김신욱은 군입대를 고려할 경우 유럽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이 채 2년이 안된다. 경찰축구단은 만 30세까지 입대가 가능하지만, 상무팀 입대 제한 연령은 병역법상 만 27세 이하(상무 입단 응시일 기준)다. 1988년생인 김신욱은 올해 만 25세다. 상무 입대를 선호하는 김신욱은 만 26세에는 K-리그로 돌아와야 한다. 이럴 경우 유럽 구단에게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울산에 이적료를 지불하고 1년 뒤 김신욱에 대한 몸값을 받지 못하고 놓아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상황은 꼬여있지만, 김신욱의 유럽행의 꿈이 아예 무산된 것은 아니다. 내년 마지막 기회가 남아있다.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신욱의 발탁은 전적으로 아시안게임 감독의 몫이지만, 김신욱이 올시즌과 같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와일드카드로서의 활용 가치가 충분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