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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시대'가 드디어 열린다.
준비 기간은 단 사흘 뿐이었다. 홍명보호는 17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닻을 올렸다. J-리거들은 리그 일정으로 하루 늦게 소집됐다. 팀을 정비하는 데 시간이 태부족하다. 그러나 아쉬움은 없다. "대표팀 감독은 시간과 싸움이라는 말도 항상 들었고, 대표팀 감독하신 분들의 불만이기도 하고,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8년간 대표팀에 있었다. 내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온다면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시간이 없어 팀을 만들지 못했다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홍 감독의 현실 감각이다.
첫 판에서 '한국형 전술'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 1년 만에 '태극 벤치'에 앉는 홍 감독의 전략에 주목할 포인트는 무엇일까.
둘째는 튼튼한 조직력이다. 강력한 압박에서 출발한다. 홍명보 축구의 열쇠는 안정에 있다. 화끈한 공격은 단단한 수비에서 시작된다고 믿고 있다. 수비가 부실할 경우 조직력은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전원이 공격, 전원이 수비수가 돼야 한다. 안정은 효율적인 압박으로 완성된다. 포지션은 중요하지 않다. 볼을 빼앗기는 순간 모두가 수비수로 변신해야 한다.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셋째는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공격 전환이다. 홍 감독은 한국 축구의 강점으로 스피드를 꼽고 있다. 상대가 수비 진형을 모두 갖춘 후 공격을 전개하면 늦다. 힘도 배로 든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시 빠르게 타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상대 수비에도 부담이 가중돼 공격 가담 숫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경기 흐름을 주도하는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강력한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을 위해서는 콤팩트한 축구가 수반돼야 한다. 공격과 미드필더, 수비수의 위치가 조밀해야 한다. 그래야 볼점유율도 높일 수 있다. 간격이 벌어지는 순간 조직력은 무너진다. '뻥축구'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수비에도 균열이 일어난다.
'한국형 축구'가 첫 선을 보인다. 홍명보호가 무대에 선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