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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1기는 모두 23명이다. 이 가운데 J-리그에서 뛰는 7명을 제외한 16명이 17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들어왔다. 모두들 목표는 같다. 내년 브라질월드컵 출전을 노린다. 그래도 서로간의 입장 차이는 있다. '수성' '복수' 그리고 '귀환',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함만 믿고 안일한 모습을 보였다가는 낙마를 피할 수 없다. 홍 감독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 선수를 싫어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박종우는 "준비하는 마음이 남달랐다"면서 "홍 감독이 3일안에 팀을 변화시키겠다고 했다. 믿고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권 역시 "올림픽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복수는 나의 것
탈락자들은 절치부심했다. 기회가 빨리 왔다. A대표팀을 맡은 홍 감독은 2013년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새롭게 진용을 꾸렸다. 올림픽대표 시절 탈락했던 선수들은 기회를 얻었다.
고무열과 이명주(이상 포항) 김동섭(성남) 그리고 홍정호(제주)가 대표적이다. 포항에서 파주로 올라온 고무열-이명주 콤비는 지난해 올림픽대표팀 막판에 탈락했다. 고무열은 2011년 9월, 이명주는 2011년 8월이 마지막 발탁이었다.김동섭은 올림픽대표팀 초기 홍명보 감독의 단골 주전이었다. 3골을 넣었다. 하지만 2012년 5월 시리아와의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가 마지막이었다. 홍정호는 올림픽대표팀 부동의 주전 중앙수비수였다. 주장까지 맡았다. 하지만 2012년 4월 29일 경남과의 K-리그 홈경기 도중 상대 수비수와 부딪히며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다. 올림픽도 나서지 못했다.
돌아온 이들의 각오는 남달랐다. 고무열은 "절실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이명주는 "올림픽대표팀에는 떨어졌지만 A대표팀에는 승선했다. 홍명보호에서 내 자신을 테스트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동섭은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다. 홍 감독과 끝까지 함께 가고 싶다"고 했다. 홍정호는 "이제는 도전자의 입장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올드보이의 귀환
K-리그와 A대표팀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들도 파주로 돌아왔다. 염기훈(경찰)은 지난해 5월 카타르, 레바논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14개월만에 A대표팀에 재승선했다. 그는 "오랜만에 온만큼 떨렸다"면서 "정문에서부터 걸어들어오면서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30세로 최고참인 염기훈은 "(박)지성이 형처럼 말보다는 몸으로 직접 모범을 보이겠다.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겠다"고 했다.
왼발목 부상을 털어낸 하대성(서울)도 감회가 새롭다. A대표팀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맹활약해야 한다. 하대성은 "아무래도 옷 때문인지 묵직하고 무거운 느낌이 든다. 누구나 이 길을 걸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리그를 대표하고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책임감을 느껴야한다"고 말했다.
파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