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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김연경 본인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그 마음을 충분히 헤아릴 수도 있다. 김연경이 주장에는 귀담아들을 만한 것들도 있다. 다만 과유불급(過猶不及·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분명한 것은 태극마크가 협상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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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왜 이렇게 강수를 두는 것일까. 결국 김연경과 흥국생명 모두 자신의 의견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계속 평행선만 그렸다. 그 사이 좋지 않은 감정만 쌓았다. 계속 이대로 가다가는 서로의 가슴에 크나 큰 상처만을 남길 뿐이다.
KOVO와 KVA도 소신을 가지고 이 사태에 임해야 한다. 김연경의 불만은 그동안 KOVO와 KVA가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특히 자신들이 보낸 질의서에 대해서도 전혀 답변이 없다면서 울분을 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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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선수는 말 그대로 그 국가에서 가장 잘하는 이를 일컫는다. 국가를 위해 뛰고 빛내야 하는 자리다. 아무나 뽑을 수도, 아무나 뽑힐 수도 없다. 뽑는 쪽은 신중에 신중을 더해야 한다. 뽑히는 쪽은 무한한 영광으로 여겨야 한다. 동시에 자신이 곧 국가라는 사명감을 지녀야 한다. 행동 하나하나 조심해야 한다. 국가대표팀으로 있는 동안에는 승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럼에도 '국가대표 은퇴'를 운운하는 김연경의 지금 모습은 실망스럽다.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고 해서 '국가대표 은퇴' 카드를 들고 떼를 쓰는 것과 다름이 없다.
김연경의 에이전시인 인스포코리아는 "분명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라는 전제를 붙였다. 25일까지 흥국생명과 KOVO, KVA에서 답변이 온다면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극마크는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흥정 도구가 절대 아니다. 현실은 안타깝지만, 국가대표 은퇴를 언급한 김연경은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 국민의 희망, 그리고 우리의 국가를 대표하는 태극마크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