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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 강타 '골폭풍' 이유는?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3-06-26 21:27 | 최종수정 2013-06-27 08:31


프로축구 수원과 전북의 2013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 경기가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수원의 스테보가 팀이 첫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6.26/

A매치 휴식기를 끝낸 K-리그 클래식 무대에 제대로 된 골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23일과 26일 펼쳐진 14라운드 6경기에서 29골이 들어갔다. 1일 일정 문제로 열렸던 제주-포항과의 14라운드에서도 5골이 터졌다. 총 34골로 K-리그 역대 한 라운드 최다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경기당 5골 가까이 터졌다. 23일 경남은 대전을 6대0으로 크게 눌렀다. 대구는 울산에 5대3으로 승리했다. 26일 수원은 난타전 끝에 전북에 5대4로 이겼다. 성남은 인천을 4대1로 제쳤다. 클래식을 강타하고 있는 골 폭풍. 그 원인은 무엇일까.

A매치 휴식기

K-리그 클래식은 6월 들어 휴식기를 가졌다. A매치 3연전으로 3주 이상 쉬었다. 이 사이 각 팀들은 재정비에 들어갔다. A매치 휴식기가 어떤 팀에게는 약이 됐다. 울산에 대승을 거둔 대구가 그랬다. 대구는 A매치 휴식기에 새로운 전술을 가다듬었다. '제로톱'이었다. 백종철 대구 감독은 이진호와 한승엽 등 원톱 스트라이커 대신 발빠르고 활동량 넓은 미드필더들에게서 가능성을 엿보았다. 황일수와 아사모아, 조형익과 황순민을 전진배치했다. 4명의 미드필더들은 경기 내내 자리를 바꾸어가며 상대 수비진을 교란했다. 2선에서는 송창호가 뛰어들었다. 새로운 전술을 탑재한 대구는 5골을 몰아치며 거함 울산을 격침시켰다.

대전을 상대로 6골을 쏟아부은 경남은 휴식기 동안 '눈도장 효과'를 톡톡히 봤다. 경남은 페트코비치 감독이 부임했다. 3주간의 훈련 기간 동안 경남 선수들은 새 감독의 마음에 들기 위해 죽기 살기로 뛰었다. 자신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었다. 실제로 대전과의 경기에서도 그동안 침묵했던 김형범 이재안 등이 골을 뽑아냈다.

반면 대패한 울산이나 대전 등은 경기 감각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3주 가까이 되는 기간 동안 휴식과 더불어 각종 연습 경기를 진행했다. 그러나 실전은 달랐다. 선수들이 실전에 맞는 감각을 잡는데 무리가 있었다. 이들에게 3주간의 A매치 휴식기는 약이 아니라 독이었다.

부상자 속출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은 승점 1점이 소중하다. 올 시즌 2팀이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된다. 12위는 K-리그 챌린지 우승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다. 볼 하나를 따내기 위해 선수들은 몸을 던진다. 부상이 속출할 수 밖에 없다.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전북전이 딱 이 케이스다. 양팀은 부상병동이다. 특히 수비쪽에 집중되어 있다. 전북은 임유환 정 혁 김정우 등이 다쳤다. 이들은 전북 수비의 핵심이다. 수원 역시 마찬가지다. 곽희주가 K-리그 올스타전에서 다쳤다. 보스나와 곽광선도 부상 후유증으로 100% 컨디션이 아니다. 수비진이 약하기 때문에 양 팀은 공격에 치중할 수 밖에 없었다. 수원은 난타전 끝에 전북을 5대4로 제압했다. 전반을 2-3으로 마친 수원은 후반들어 교체투입된 라돈치치의 연속골과 이종민의 프리킥 골을 묶어 역전승을 거뒀다. 이 경기에서 나온 9골 가운데 상당수는 수비수들이 제 컨디션이라면 막을 수 있었던 골들이었다.
수원=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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