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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보다 위대한 팀' 이광종호, 3회 연속 16강행 청신호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6-25 15:04 | 최종수정 2013-06-25 15:14



'스타가 없다'는 이광종호의 최고 스타는 바로 '팀'이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대표팀이 조직력을 앞세워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에서 3회 연속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한국이 25일(한국시각) 터키 카이세리 카디르하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B조 2차전에서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과 2대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점 1을 추가한 한국은 승점4(1승1무·골득실차 +1)로 포르투갈(승점4·1승1무·골득실차 +1)과 동률일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뒤져 조 2위에 올랐다. 이 대회는 6개 조에서 각조 1,2위가 16강에 자동 진출하며, 각 조 3위인 6개 팀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팀이 16강에 합류한다. 한국은 28일 열리는 3위 나이지리아(승점3·1승1패)와의 최종전에서 승점 1만 추가해도 조2위를 확보, 16행 티켓을 얻을 수 있다. 2009년 이집트 대회 8강과 2011년 콜롬비아 대회 16강에 오른 한국의 3회 연속 16강 진출 가능성도 높아졌다.

완성도 높은 조직력

'스타가 없다'는 세간의 평가와 함께 이광종호는 역대 최약체로 뽑혔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 선수권대회에서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문창진(포항)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이창근(부산) 이광훈(포항) 연제민(수원) 김 현(성남) 등 프로 출신이 일부 있지만 대부분 대학생 무명 선수들이 이광종호를 구성했다. 그러나 이런 평가가 이광종호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개인은 없었다. 이광종호 최고의 무기는 조직력이었다. 최종엔트리 21명 중 AFC 19세 이하 대회에 나섰던 선수가 16명일 정도로 오랜시간 발을 맞췄다. 반면 상대인 포르투갈은 2011년 이 대회 준우승팀으로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하다. 나이지리아와의 1차전에서도 '제2의 호날두'로 불리는 브루마를 앞세워 3대2로 승리를 거뒀다. 포르투갈에 맞선 이광종호의 전술은 '팀'이었다. 압박으로 공간을 내주지 않는 조직적인 방어를 펼쳤다. '리틀 태극전사'는 한 발 더 뛰었다. 브루마가 공을 잡으면 2~3명이 따라 붙는 협력 수비로 강한 압박을 펼쳤다. 끈끈한 조직력, 활발한 기동력, 터질 듯한 투지에 개인기가 좋은 포르투갈 선수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광종호의 조직력은 공격에서 더욱 빛을 냈다.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한 패싱 플레이가 돋보였다. 1-2로 뒤진 후반 31분에 터진 김 현의 동점골이 패싱 플레이의 방점이었다. 왼측면 수비수 심상민(중앙대)이 한성규(광운대)와 2대1 패스를 통해 상대의 문전까지 침투했고 골대 앞에서 공간을 만들어낸 김 현이 크로스를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골을 만드는 과정에서 보여준 창의성과 물 흐르는 듯한 유기적인 움직임이 조직력의 완성도를 증명해냈다. 이 감독은 "실력이 더 나은 포르투갈을 상대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우리 선수들이 개인 능력이 부족하고 선제골까지 내줬지만 잘 만회했다. 선수들에게 압박 요령을 설명했는데 잘 따라줬다"며 만족스러워했다.

16강 진출, 그 이상을 바라보려면

물론 완벽하지는 않았다. 보완할 점도 있었다. 수비 집중력이 부족했다. 쿠바전에서 전반 7분만에 선제골을 허용한데 이어 포르투갈전에서도 전반 3분만에 실점을 헌납했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골키퍼 이창근이 판단 미스로 뒤로 흘리자 장신 공격수 알라제가 헤딩으로 가볍게 밀어 넣었다. 전열을 채 가다듬기도 전에 허용한 선제 실점이었다. 2경기 연속 경기 초반에 집중력을 잃은 것은 이광종호가 해결해야 할 첫 번째 숙제다. 2경기 연속 헤딩골의 빌미를 제공한 세트피스에 대비해 수비 전술도 보완해야 한다. 1차전에서 코뼈를 다친 장신 수비수 연제민이 나이지리아전에도 결장한다면 제공권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16강부터 단기전으로 진행되는 토너먼트에서는 수비력이 팀의 성패를 좌우한다. 16강을 넘어 1983년 멕시코에서 작성한 '4강 신화'에 도전하는 이광종호의 운명이 수비력에 달렸다. 이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다보니 판단력이 부족해 선제골을 일찍 내줬다. 선수들을 격려해 실수를 줄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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