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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칼 가는 황선홍 "ACL의 한, 더블로 풀겠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6-19 12:32 | 최종수정 2013-06-19 12:33


◇지난 3월 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렸던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황선홍 감독이 득점에 성공한 조찬호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포항에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는 눈물이었다.

2년 연속 조별리그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12년엔 극심한 전반기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최강의 패스축구로 평가 받았던 올해는 골 결정력 부재에 울었다. 외국인 선수 하나 없이 K-리그 클래식 전반기를 1위로 마쳤지만, ACL의 기억은 여전히 선명하다. "아직도 그 때 생각이 난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황선홍 포항 감독의 표정에 쓴웃음이 배었다.

길었던 전반기 휴식기였다. 황 감독은 쉴 틈이 없었다. 선수들에게 휴가를 부여한 채 후반기 전술 및 로테이션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전남에 정홍연을 내주고 신영준, 김대호를 받으면서 미약하나마 전력보강은 마무리를 했다. 12일부터 경기도 가평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하면서 연습경기로 경기력 끌어올리기를 시도 중이다.

전반기 막판 포항은 부상과 징계 변수로 잠시 하락세를 탔다. 후반기에도 변수는 피할 수 없다.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황 감독은 "여러가지 변화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그런 구상을 하기도 한다"면서도 "변화로 돌파구를 만들어 가는 방향이 단기적으론 좋은 처방이 될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전력 보강에 대한 미련도 접어뒀다. 스스로 도전을 선택한 만큼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황 감독은 "(보강이) 원한다고 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주어진 여건에 최선을 다 한다는 것은 전반기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후반기 목표는 분명하다. 클래식과 FA컵 두 마리 토끼 잡기다. 전반기 목표 5위를 훨씬 상회하는 선두로 리그를 마쳤고, FA컵에선 무난히 순항 중이다. 위력을 발휘했던 로테이션 시스템이 가동된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서울 전북 등 강팀과 맞붙는 초반 일정을 잘 넘긴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는게 황 감독의 생각이다. 황 감독은 "100% 만족은 있을 수 없지만, 전반기에는 나름대로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면서 "후반기 초반 일정에서 어느 정도 버티느냐가 성패를 가를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이 잘 풀리면 뭘 하든 기분이 좋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황 감독의 축구도 과연 그럴까. "다 좋진 않지만, 나쁘진 않았다(웃음). 후반기에는 축구가 더 재미 있어지지 않겠는가."
가평=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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