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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가 발휘한 이명주, 효과와 전망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6-12 09:00 | 최종수정 2013-06-12 09:00


◇포항 미드필더 이명주(왼쪽)가 지난달 1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울산과의 2013년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에서 상대 선수와 볼을 다투고 있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이명주(23·포항)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이명주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에 선발출전해 전후반 90분을 모두 소화했다. 박종우(24·부산)와 더블 볼란치로 호흡을 맞춘 이명주는 적극적인 공수 가담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생애 첫 A매치라고 보기 힘들 만큼 침착하고 안정된 플레이로 박수를 받았다. 전반 42분에는 김신욱이 문전에서 머리로 떨궈준 볼을 쇄도해 슛까지 연결하는 등 공격본능을 숨기지 않았다. 종횡무진 활약은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MOM(맨오브매치) 수상으로 귀결됐다. 팬들이 들썩였다. 우즈벡전이 끝난 뒤 '이명주' 이름 석 자가 포털사이트 순간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의 선택도 다르지 않았다. 폭넓은 활동량 뿐만 아니라 과감하면서도 안정된 이명주의 플레이에 엄지를 치켜 올렸다.

이명주의 선발출전은 '파격'이었다. 당초 더블볼란치의 한 자리는 김남일(36·인천)의 몫이었다. 이명주는 레바논전에서 벤치를 지키면서 선배들의 활약을 지켜볼 뿐이었다. 우즈벡전을 하루 앞두고 기회가 찾아왔다. 김남일이 햄스트링을 다쳐 출전이 힘든 상황에 놓였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고심 끝에 이명주를 선택했다. 파워풀한 역습능력을 갖춘 우즈벡을 상대하는데 경험이 일천한 이명주의 투입은 일종의 도박이었다. 프로 신인왕에 2년차 징크스가 무색할 만큼 포항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친 이명주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부담감을 이겨낼지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기우였다. 최강희호의 도박은 1대0 승리라는 성공으로 귀결됐다.

이명주의 발견은 본선을 준비하는 A대표팀에 큰 재산이 될 만하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 능력을 우즈벡전에서 한껏 드러낸 것이 고무적이다. 그동안 포항에선 황지수가 수비를 전담하는 사이 공격에 치중해와 수비적 능력을 선보일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우즈벡전에선 압박을 통한 상대 공격 저지에 장점인 순간돌파 능력까지 모두 선보이며 박수를 받았다. 공수 모두 활용 가능한 전천후 플레이 능력을 갖춘 미드필더의 가치는 높다. 이런 면에서 본선 준비에 좋은 옵션 하나를 갖추게 됐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이명주의 투입과 활약은 성공적이었다. 향후 경쟁 승리까지 장담하긴 쉽지 않다. 터줏대감 기성용(24·스완지시티)과 박종우(24·부산)를 비롯해 숱한 경쟁자들과의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그간의 활약이 더블 볼란치에 국한되어 있던 것도 활용가치 면에서 앞선 평가를 받을 만한 요인은 아니다. 결국 본선 체제로 들어서는 A대표팀의 전술과 경쟁 구도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이다.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 있다. 18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이란과의 최종예선 최종전은 이명주가 '전국구 스타'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이다. 이명주는 "예상보다 일찍 기회가 찾아왔다. 그저 열심히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선전을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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