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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이름으로 8회 연속 월드컵 진출 역사를 쓸 때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6-10 17:00 | 최종수정 2013-06-11 08:08


레바논과의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에서 1대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A대표팀 선수들이 6일 파주 축구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가졌다. 대표팀은 오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예선 7차전을 앞두고 있다.
레바논과의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가벼운 런닝으로 훈련을 시작하고 있다.
파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6.06/

다양한 공격패턴을 실험했다.

김신욱(울산)-손흥민(함부르크) 투톱, 왼쪽에는 이근호(상주), 이동국(전북)-김신욱 투톱, 왼쪽에는 손흥민, 이근호-김신욱 투톱, 왼쪽에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단 한 명이 불변이었다. 오른쪽 날개 이청용(볼턴)이다.

먼 길을 돌아왔다. 2011년 7월 31일 웨일스 뉴포트카운티와의 2011~2012 프리시즌에서 오른 정강이 경골과 비골이 골절된 그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의 첫 출발을 함께 하지 못했다. 3차예선을 건너 뛰었다. A대표팀도 굴곡이 있었다. 그의 공백을 아쉬워했다. 3차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사령탑이 조광래 감독에서 최강희 감독으로 바뀌었다.

돌아왔다. 이청용은 지난해 9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전에서 15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그러나 기대를 밑돌았다. 부상 후유증이 그의 발걸음을 더디게 했다. 우즈벡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후반 10분에 교체됐다. 10월 이란전에서는 후반 24분 교체투입됐다. 2경기에서 76분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해가 바뀌었고, 대반전이 시작됐다. 2월 6일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0대4로 대패했지만 그는 제 몫을 하며 부활을 알렸다. 3월 26일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5차전이 전환점이었다. 부상 후 A매치에서 첫 풀타임을 소화하며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팀의 2대1 승리에 주춧돌을 놓았다.

6월 대미를 앞두고 최강희 감독은 칼을 꺼냈다. 박주영(셀타비고)은 이미 눈밖에 나 있었다.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마저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초강수였다. 절친 삼총사 중 이청용이 홀로 생존했다.

기대에 화답했다. 그는 '유일한 위안'으로 자리매김했다. 최종예선 6차전 레바논과의 원정경기에서 졸전 끝에 1대1로 비겼지만 이청용은 빛났다. 막히면 뚫었고, 볼이 없으면 공간을 지배했다. 볼을 다루는 기술은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예측불허의 패싱력도 압권이었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도 자유자재로 상대 수비수들을 괴롭히며 동료들에게 볼을 배급했다. 골을 터트리지 못한 것이 옥에 티였을 뿐 그의 플레이는 클래스가 달랐다.

월드컵 예선, 처음은 함께하지 못했지만 화려한 마침표는 그의 몫이다. 이청용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우즈벡과의 최종예선 7차전에서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격한다.


며칠 전 이청용에게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확신이 있느냐고 물었다. "부담감을 떨쳐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솔직히 확신이 들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확신이란 단어가 아직 와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는 꾸밀 줄 모른다. 내뱉는 말을 포장하지도 않는다. 솔직하게 속내를 드러낸다. 이청용식 대응 방법이다. 'Mr. 쓴소리'는 그의 훈장이다.

하지만 그는 유일한 희망이다. 최 감독은 이청용에 대해 "감독이 낚시나 가고 그래도 알아서 잘 할 선수"라고 했다. 우즈벡전의 휘슬이 울리면 이청용은 '확신'을 위해 뛸 것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이청용이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서 뛸 때의 홈구장이었다. 브라질행의 운명이 그의 발끝에 달렸다. 이청용의 이름으로 8회 연속 월드컵 진출 역사를 쓸 그 날이 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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