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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력이 폭발하기까지 3개월이 걸렸다. '부산의 미래' 이정기(22)가 '단디(제대로)'했다.
이정기는 윤 감독을 만나자마자 날개를 달았다. 동계 전지훈련에서 올시즌 부산의 공격을 이끌 핵심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했다. 프로 데뷔는 3월 10일 경남전(0대1 패)이었다. 선발 출전이었다. 그러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슈팅 한 개에 그쳤다. 측면 공격수와의 포지션 스위치도 활발하게 하지 못했다.
하지만 윤 감독은 실망하지 않았다. 이정기의 장점이 살아날 것이라고 믿으며 기다렸다. 경기 감각도 신경썼다. 경험을 최대한 많이 쌓을 수 있도록 출전 기회를 계속 부여했다. 외국인공격수 호드리고의 컨디션을 체크한 뒤 이정기를 선발과 교체멤버로 활용했다. 결실은 3개월의 기다림 끝에 맺었다. 이정기는 "감독님께서 믿어주시고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시다보니 더 믿음직스럽게 변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정기는 윤 감독과 구단에 동시에 웃음을 안겼다. 부산은 적은 실점에 비해 득점이 적었다. 임상협(5골)이 홀로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조용하던 이정기의 득점포가 가동되면서 골 결정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올시즌 한 경기 최다득점이 2골에 그친 부산으로써도 4골은 고무적인 성과였다.
특히 이정기는 부산 유스팀에서 성장한 선수다. 향후 부산의 10년을 책임질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팀 내 프랜차이즈 선수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다. 이정기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의 선수다. 그래서 더 무서운 이유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