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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 우승이 남긴 3가지 키워드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5-26 15:11 | 최종수정 2013-05-26 15:12


사진캡처=UEFA 홈페이지

바이에른 뮌헨이 12년만에 유럽 넘버원 자리를 탈환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6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12~2013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후반 44분 터진 아르연 로번의 결승골을 앞세워 2대1 승리를 거뒀다. '데어 클라시커(Der Klassiker)'로 불리며 사상 첫 독일 클럽간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번 결승전은 기대에 걸맞는 명승부가 펼쳐지며 축구팬들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광의 주인공은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0-0 팽팽한 전반전을 보낸 양 팀은 후반들어 화력대결을 펼쳤다. 바이에른 뮌헨이 후반 15분 마리오 만주치키의 골로 앞서나가자, 도르트문트는 8분 뒤 일카이 귄도간의 페널티킥골로 응수했다. 모두가 연장을 예상하던 후반 44분 로번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바이에른 뮌헨에 유럽챔피언의 영예를 안겼다. 최근 5시즌 동안 3차례 결승전에 올랐던 바이에른 뮌헨은 마침내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통산 5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2000~2001시즌 이후 12년만의 일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우승으로 100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벌어들임과 동시에 새로운 '세계 최강'이라는 영예로운 수식어까지 얻었다.

결승전 울렁증 날린 로번

로번에게 결승전은 악몽의 무대였다. 로번은 2009~2010시즌과 2011~2012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2010년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결승진출까지 일등 공신이었지만, 결승전 부진으로 비판을 한몸에 받아야 했다. 특히 지난해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연장전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등 최악의 모습을 보이며 로번의 '결승전 울렁증'을 더욱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날 경기 전반전만 해도 로번의 결승전 징크스는 재연되는 듯 했다. 30분과 42분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잡았지만, 모두 바이덴펠러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마무리 장면에서 무언가 쫓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로번은 혼자 힘으로 굴레에서 벗어났다. 후반 15분 만주키치의 골을 도우며 감각을 예열했다. 침착한 크로스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후반 44분 자신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를 멋지게 살려냈다. 리베리의 패스를 받아 수비수 두명을 제친 로번은 침착한 슈팅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득점 후 로번은 한동안 골대 너머의 바이에른 서포터를 향해 긴 시간 응시했다. 마치 '지난 실수는 잊어라. 내가 로번이다'라고 말하는 듯 했다.

'아름다운 이별' 하인케스

이보다 완벽한 이별이 있을까. 바이에른 뮌헨의 스타선수들이 떠나는 노감독에게 최고의 선물을 선사했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올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떠난다. 말그대로 '아름다운 이별'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올시즌 가장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중심에는 역시 하인케스 감독이 있었다. 하인케스 감독의 별명은 '오스람'이다. 경기 중 흥분을 하면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모습이 마치 전구 같아서 붙여졌다. '오스람'은 독일의 유명 전구회사다. 그는 개성 강한 바이에른 뮌헨의 스타선수들을 하나로 묶어내며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분데스리가 최종전에서 뜨거운 눈물을 쏟아낸 그는 유럽챔피언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는 뜻을 여러차례 나타냈다. 그리고 그의 소망은 가장 완벽한 모습으로 이루어졌다. 1997~1998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빅이어(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하인케스 감독은 15년 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서로 다른 두 팀에서 유럽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한 감독은 에른스트 하펠, 오트마르 히츠펠트, 주제 무리뉴 이후 네 번째다. 떠나는 노감독의 뒤에는 '명장'이라는 수식어가 붙게됐다.

목전에 둔 독일 최초의 트레블

고비가 하나 남았다. 바이에른 뮌헨이 트레블(리그, FA컵,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달성까지 이제 한걸음을 남겨놨다. 바이에른 뮌헨은 리그 역사상 최소경기만에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고,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강에서 '최강' 바르셀로나를 1, 2차전 합계 7대0으로 제압하는 등 완벽한 모습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관왕에 성공한 바이에른 뮌헨에게는 한가지 미션이 더 남아 있다. DFC 포칼컵 결승전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6월 2일 슈투트가르트와 DFP 포칼컵 결승전을 치른다. 전력과 동기부여면에서 앞서는 바이에른 뮌헨의 일방적인 우세가 예상되는 경기다. 바이에른 뮌헨이 DFP 포칼컵마저 들어올린다면 독일 클럽 사상 최초로 트레블의 금자탑을 쌓게 된다. 트레블은 지금까지 6개의 클럽(1966∼1967시즌 셀틱, 1971∼1972시즌 아약스, 1987∼1988시즌 에인트호벤, 1998∼1999시즌 맨유, 2008∼2009시즌 바르셀로나, 2009∼2010시즌 인터밀란)에게만 영광을 허락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나리오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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