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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선언 제주, 과연 FC서울 넘을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5-26 08:54 | 최종수정 2013-05-26 08:54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전쟁이라고 한다. '탐라대첩'을 내걸었다.

악몽이었다. 악연은 2008년 8월27일부터 시작됐다. 홈경기에서 1대2로 발목을 잡힌 이후 무려 15경기 연속 무승(5무10패)의 늪에 빠졌다. 안방에서도 2006년 3월 25일 이후 10경기 연속 무승(5무5패)이다.

제주가 26일 오후 3시 FC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3라운드, 올시즌 첫 만남이다. 제주의 서울전 컨셉트는 '전투'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전장이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관중에게 건빵을 쏠 예정이다. 군복을 착용한 관중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모형총으로 사격대회도 개최하고, 군대음식도 판매할 예정이다. 이미 현역 군인들이 즐기는 음료 맛스타와 파운드 케이크, 각종 비빔밥 등 다양한 전투식량을 확보했다. 제주방어사령부와 협조로 군용 물품 전시회도 할 예정이다. 축구장에 전차와 미사일 등이 전시되는 것은 K-리그 사상 최초의 일이다.

박 감독도 전투복을 입고 경기장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 홍보물을 위해 전투복을 입고 사진까지 찍었다. 당초 제주 프런트는 박 감독에게 전투복을 입고 벤치에 앉을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박 감독은 너무 가벼워 보일 수 있다며 거절했다. 대신 경기 전 전투복을 입고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과 승리 시 행군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 감독은 또 2만명이 넘는 관중이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채울 시 오렌지색으로 염색하겠다는 공약을 지킬 예정이다.


FC서울이 21일 오후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베이징 궈안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을 펼쳤다. FC서울이 베이징궈안에 3대1 역전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종료 직전 고명진이 쇄기골을 성공시키자 환호하고 있는 최용수 감독과 FC서울 선수들.
상암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5.21
반면 서울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진출로 고무적이다. K-리그 4팀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했다. 수원과 포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전북은 8강 진출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제주가 반갑다. 2011년 4월 26일 감독대행에 오른 그의 데뷔전 상대가 제주였다. 첫 승 제물이었다. 빗속혈투에서 2대1로 승리했다.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의 제주는 13라운드 전 2위(승점 22)였다. 25일 먼저 경기를 치른 울산(승점 24)과 인천(승점 23)이 완승하며 4위로 밀려났다. 선두권 싸움의 길목, 피할 수 없다. 디펜딩챔피언 서울은 클래식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9위 서울(승점 13)은 상위권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박 감독은 "2008년 8월 이후 서울전에서 이기지 못했다. 상당히 처참한 성적이다. 이번에는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며 "전시와 같은 급박함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 필승의 각오로 선수들과 하나가 돼 그 동안 이기지 못했던 아픔을 반드시 설욕하겠다. 전시에는 무승부가 없다. 오로지 승리뿐이다. 꼭 이겨야 한다"고 했다. 최 감독은 주중 치른 ACL 16강 2차전의 체력적인 부담은 없다고 맞불을 놓았다. 그는 "승리하면 발걸음이 가벼워 진다. 체력적인 부담도 덜하다"고 했다.

제주 그라운드에 긴장감이 가득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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