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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선수? 2002년 월드컵 멤버들의 또 다른 길, 예능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5-22 14:42 | 최종수정 2013-05-23 08:15


MBC 새 예능 '파이널 어드벤쳐'의 제작발표회가 15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렸다. 유상철 감독과 김주경 팀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이널 어드벤쳐'는 운동선수, 가수, 배우, 모델 등 각계각층에서 2인 1조로 구성된 7팀이 모여 태국과 북 마리아나 제도에서 극한의 서바이벌 레이스를 펼치는 국내 최초 초대형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5.15/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도 벌써 11년이 지났다.

당시 주역들은 선수로, 감독으로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박지성(퀸즈파크레인저스)과 이영표(밴쿠버)는 해외리그에서 한국 축구를 빛내고 있다. K-리그 클래식에도 2002년 주역들의 활약이 물결치고 있다. 인천은 '2002년 트리오' 이천수 김남일 설기현을 앞세워 클래식을 강타하고 있고,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차두리는 흥행카드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최은성(전북) 김병지(전남) 현영민(성남) 등도 세월을 무색케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은퇴한 선수들은 지도자로 변신했다. 홍명보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 신화를 이뤘고, 황선홍 감독은 외국인선수 한명 없는 포항을 클래식 선두로 이끌고 있다. 윤정환 감독은 지난해 일본 사간도스 돌풍의 주역으로 이름을 날렸다. 일선에 있지는 않지만 코치로. 유소년 지도자로 변신에 성공한 선수들도 많다.

2002년 주역들을 볼 수 있는 곳은 그라운드만이 아니다. 이들은 TV 예능에서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송종국 안정환 유상철이 주인공이다. 이전까지 2002년 월드컵 주역들이 토크쇼나 예능 게스트로 단발 출연한 경우는 있었지만, '전쟁터'라 불리는 주말 예능에 고정으로, 그것도 3명이나 나오는 것은 처음이다.

송종국은 딸 지아와 함께 최근 가장 핫한 예능인 '아빠 어디가'에 출연 중이다. MBC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 컨셉트를 기획하고 어린 아이가 있는 남자 연예인을 모두 접촉했다. 생갭다 섭외가 쉽지 않더라. 그래서 스포츠스타까지 눈을 돌렸는데 함께 미팅한 지아가 워낙 밝고 느낌이 좋아서 송종국 섭외를 결정했다"고 했다. 재미있는 것은 '아빠 어디가'에 출연 중인 어린이들이 송종국이 누군지 몰랐다는 점이다. 나중에 송종국이 축구선수였다는 사실을 제작진에서 밝히자 아이들이 송종국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성동일 아들 준이가 유독 관심을 보였다고. MBC 관계자는 "송종국이 워낙 바른 모습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어 제작자 입장에서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은 SBS '정글의 법칙'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박보영 매니저의 폭로로 진정성에 의심을 받던 '정글의 법칙' 제작진은 안정환 섭외에 많은 공을 들였다. 안정환의 에이전트 정재훈 대표는 "제작진에서 열심히 하는 운동선수의 이미지를 필요로 하는 느낌을 받았다. 단발 출연이 아니고 10회 이상 방송에 얼굴을 내밀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했다. 특히 안정환의 예능행에는 딸 리원이의 의견이 절대적이었다. 정 대표는 "리원이가 정글의 법칙을 자주본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안정환한테 '아빠 저기 나가서 물고기 잡아줘'라는 말을 자주했다. 마침 섭외가 왔고, 고심 끝에 받아들였다"고 했다. 예능촬영을 쉽게 생각했던 안정환은 고된 일정에 혀를 내둘렀다고 했다. 정 대표는 "함께 네팔에 있었는데 '설마설마 했는데 진짜 힘들다'며 짜증도 내더라. 물 밖에 안주니까. 살이 7㎏나 빠졌다. 갈때만 해도 배도 나오고 했는데, 이제는 턱선까지 날렵해졌다"며 웃었다.

유상철 전 대전 감독도 '예능 늦둥이'가 됐다. 20일 MBC의 새로운 예능 '파이널 어드벤처'를 촬영하기 위해 태국으로 넘어갔다. 유 감독은 "처음에는 고사했다. 그러나 예전 '댄싱 위드 더 스타' 출연 제의를 한차례 거절한 적이 있어서 두번이나 거절하기는 어렵더라. 그래서 수락했다"고 했다. 일반 예능과 달리 서바이벌이라는 점도 유 감독의 흥미를 자극했다. '파이널 어드벤처'는 2인 1조로 구성된 7팀이 모여 태국과 북 마리아나 제도까지 장장 7800km 동안 극한의 서바이벌 레이스를 펼친다. 유 감독은 "단순히 웃음을 이끌어내는 프로그램이라면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서바이벌이라는 컨셉트가 마음에 들었다. 일선에서 물러서 있던 차에 새로운 에너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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