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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대원군'의 한계는 아시아 무대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ACL에서 드러난 한계는 분명했다. 승부처에서 자신있게 내놓을 만한 카드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중원의 핵 황진성이 병역 문제로 국내에 발이 묶인 상황에서 또 다른 축인 이명주에게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박성호 고무열 배천석이 전부인 킬러 자원 부족도 문제였다. 시즌 초 부상한 유창현의 공백이 어려움에 한 몫을 했다. 득점포는 서서히 무뎌졌다. 황 감독이 제로톱, 투톱을 잇달아 실험했으나 달리 돌파구가 없었다. 분요드코르와의 G조 최종전 역시 외국인 선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승부다. 황 감독은 박성호 고무열 배천석 뿐만 아니라 노병준 조찬호 황진성 이명주까지 가용한 공격 자원을 총동원 했다. 그러나 잘 짜여진 분요드코르 수비를 부수는데 한계가 있었다. 승부처에서 흐름을 바꿀 만한 재능을 갖지 못한 채 싸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앞선 조별리그 5경기를 통해 이미 전력이 파악된 마당이었다. 순간 번쩍일 수 있는 재능이 필요했다. 황 감독은 경기 후 속내를 드러냈다. "나는 괜찮다. 선수들은 아마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이다. 사실 올시즌 득점을 할 수 있을 때 잘 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어려움이 클 것이다. 해결사가 없는 상황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이겨내는 점을 고맙게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이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ACL을 통해 포항은 투자라는 뼈저린 교훈을 얻었다. 클래식에서 불안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갖가지 변수가 도사린 후반기 일정에서도 성공을 장담하긴 힘들다. 자기성찰을 통한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이미 16강 진출에 실패한 H조의 수원은 이날 원정에서 열린 귀저우(중국)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대2로 비겼다. 수원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승점 4점(4무2패)으로 올시즌 ACL 무대를 마감했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