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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이천수? 지금은 경기력 향상에 집중할 때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04-29 17:47 | 최종수정 2013-04-30 07:48


이천수. 인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4.16.

이천수(32·인천)는 대표팀을 통해 '이·천·수'란 이름 석 자를 알렸다. 본인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28일 '친정' 울산전이 끝난 뒤 이천수는 "내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가 태극마크다.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이천수는 2000년 고려대 시절부터 A대표팀에 발탁됐다. A매치 데뷔는 2000년 4월 5일 라오스와의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했다. 이후 2002년 한-일월드컵 막내로 전 경기에 참가한 뒤 A대표팀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6년 독일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 대회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 이천수의 이름은 대표팀에서 사라졌다. 허정무 전 인천 감독이 A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뒤였다. 네덜란드 페예노르트 소속일 당시 계속해서 고배를 마셨다. 2008년 9월 10일 북한과의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에 한 차례 발탁되긴 했다. 그러나 결국 남아공월드컵 최종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천수와 태극마크의 인연은 여기까지였다.

4년 6개월여가 흘렀다. 이천수는 역시 이천수였다. 우여곡절 끝에 그라운드에 돌아온 그의 이름과 대표팀이 벌써 연관되고 있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도 이천수의 경기력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수도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을 얘기했다. "어느 선수나 달고 싶은 것이 태극마크다. A대표라고 정해져 있는 선수는 없다. 열심히 하는 선수가 현 대표 선수를 이길 수 있어야 경쟁력이 된다. 나도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경쟁력을 갖춰 국가대표에 도전하고 싶다."

하지만 너무 이른 희망이 아닐까. 이천수는 고작 K-리그 클래식 5경기에 출전했을 뿐이다. 선발로 두 차례, 교체로 세 차례 뛰었다. 몸 상태는 선발 명단에 포함될 수준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전체적인 경기력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천수는 최근 두 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했다. 28일 울산전에선 전매특허인 택배 크로스로 골을 도왔다. 그런데 도움을 올릴 당시 울산의 수비가 헐거웠다. 왼쪽 풀백 이 완의 압박 수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90분을 복기해 볼 필요도 있다. 이천수는 전반 울산의 오른쪽 풀백 이 용의 물샐 틈 없는 수비에 꽁꽁 막혔다. 후반 포지션을 오른쪽 측면으로 옮겨 살아났을 뿐이다. 또 예전만큼 빠른 돌파도 보이지 않았다. 윙어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측면 돌파의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게다가 헛발질 슈팅도 두 차례 나왔다. 몸싸움에서도 버텨내지 못할 때가 많았다. 이 모든 것이 경기감각으로 귀결되는 부분이다. 김봉길 인천 감독도 "천수가 강한 압박과 빠른 템포에 적응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대표팀은 과거의 영광을 쫓는 곳이 아니다. 100%의 체력과 경기감각을 보유한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치는 곳이다. 그렇다고 대표팀 복귀에 대한 희망을 접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본인도 납득할 수 있고, 감독과 팬들에게 인정받을 때를 기다리라는 것이다. 본인이 말한 경쟁력을 갖췄을 때 충분히 박수받으며 대표팀에 입성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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