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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이길줄 알았는데, 참 안되네요."
전남과의 원정 개막전에서 1대0 승리를 거두며 효과를 보는 듯 했다. 그러나 허사였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대전, 대구와의 경기에서도 무승부에 그쳤다. 박 감독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팀간 대결에서 승리를 못하니 아쉽다.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 징크스지만 야속하기만 하다"고 했다. 사실 제주에서 원정길은 쉬운 여정이 아니다. 공항에서 짐 싣고, 대기하는데 한시간이 소요된다. 팀사정을 생각해 빽빽한 저가항공을 타고 내리면 진이 빠진다. 여기에 공항이 근처에 있는 곳이라면 상관없지만, 광양 등은 다시 한번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두배의 고충이 있다. 박 감독은 "남들이야 1년에 한번이면 되지만 우리는 절반을 이렇게 다녀야 한다"고 했다.
원정 징크스는 섬팀들이 겪는 고충 중 하나다. 실제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섬팀 마요르카, 이탈리아 세리에A의 팔레르모 모두 원정성적이 좋지 않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마요르카의 홈 평균 승점은 1.91점인 반면 원정 평균 승점은 0.86점이다. 프리메라리가의 홈 평균 승점은 1.77점, 원정 평균 승점은 1점이다. 팔레르모 역시 홈에서는 평균 2점의 승점을 벌어들인 반면, 원정에서는 0.88점에 그쳤다. 세리에A 홈 평균은 1.69점, 원정은 1.04점이었다. 타팀에 비해 긴 이동경로와 적응에 따른 어려움 등이 이유로 꼽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