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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 일주일간 핸드폰 꺼놓고 찾은 집중견제 탈출 깨달음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04-29 14:26


사진제공=울산 현대

독했다. 지난 일주일간 휴대폰을 껐다.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부족한 점을 연구하는데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고공 폭격기' 김신욱(25·울산)만의 집중하기였다. 난제(難題)는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견제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올시즌 각 팀 수비수들은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한 김신욱에 대해 철저한 대비책을 들고 나온다. 2~3명씩 둘러싸는 것은 기본이다. 심리싸움으로도 흔들어 놓는다. 김신욱은 점점 벅차했다. 지난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중동·호주·일본 수비수 등과 맞붙어도 당당하게 버텨내던 그였다. 그러나 최근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이 간파당하자 힘든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최근 내 플레이에 대해 만족하지 못했다. 집중견제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했었다. 한 동안 휴대폰을 보지 않고 연구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일주일의 노력은 결과적으로 성공이었다. 김신욱은 28일 인천전(2대2 무)에서 멀티골을 폭발시켰다. 시즌 6호골을 기록한 김신욱은 데얀(FC서울)과 함께 득점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신욱은 24~25일 벌어진 유럽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단다. 그는 "UCL 경기를 많이 봤다. 마리오 고메스(바이에른 뮌헨)와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도르트문트)가 강한 수비수들 앞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많이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수들은 강하고 영리하다. 그런데 고메스와 레반도프스키는 상대 수비수들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낙하지점도 잘 찾았다. 또 항상 슛을 만들 수 있는 동작도 유심히 봤다"고 전했다. 결국 김신욱은 '아무리 수비수들이 괴롭혀도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상대 수비수들과의 심리 전쟁에서 앞서는 노하우는 A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이동국(전북)에게도 전수받고 있다. 김신욱은 "프로 1~2년차 때는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점점 수비수들의 집중견제를 신경을 쓰지 않아야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동국 선배한테 많이 배웠다"고 했다.

'김신욱 무득점=패배'라는 맹목적인 공식도 김신욱의 책임감을 일깨웠다. 여기에 코칭스태프의 믿음도 김신욱에게 큰 힘이 됐다. 김신욱은 "전북전에서 완벽한 찬스를 못넣었을 때 김태영 코치님이 날 믿어주셨다. '니가 살아야 울산이 산다. 매 경기마다 내 말을 기억하라'고 하셨다. 김 코치님의 한 마디가 나를 울렸다"고 했다.

부활 해법을 찾은 김신욱의 발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나는 목표가 많이 설정되는 선수에 속하지 않는다. 단지, 남들의 평가보다 나은 선수가 되고, 계속 발전하는 선수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싶다"고 전했다.

울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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