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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FIFA징계 확정, 주축 선수 결장 '최강희호에 호재'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4-25 16:32 | 최종수정 2013-04-25 16:35


2012년 6월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레바논간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 된 한국 손흥민이 레바논 모하메드와 볼을 다투고 있다. 고양=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레바논과의 일전을 앞둔 최강희호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레바논 일간지 데일리스타 레바논은 25일(한국시각) 국제축구연맹(FIFA)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진 23명의 선수와 축구팀 직원 한 명에 대한 징계를 확정했다고 전했다. FIFA는 단순가담자 20명에 대해 1년간 자격정지를 결정했고, 선수 브로커 역할을 맡은 수비수 라메스 다요브를 비롯한 핵심 가담자 3명에게는 영구 제명에서부터 2년 자격정지까지 징계를 차등 적용했다. 축구팀 직원에 대해서는 축구계 영구 제명과 더불어 평생 경기장에 출입할 수 없도록 했다.

레바논축구협회는 지난달 자체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를 거쳐 선수 24명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 가운데 6명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 출전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정황이 잡힌 선수들은 하나씩 조사위에 소환돼 코란이나 성경 앞에 '진실만 말하겠다'고 서약하고 심문을 받았다. 선수들은 승부조작에 가담한 뒤 베이루트의 한 호텔을 찾아 건당 8000달러(890만원)에서 1만2000달러(134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승부조작 기여도가 높을수록 많은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은 돌출행동으로 레드카드를 받거나 부상을 핑계로 그라운드에서 퇴장하라는 지시를 따랐다고 자백했다.

FIFA의 징계로 레바논 대표팀은 직격탄을 맞았다. 처벌을 받은 선수들 중에는 대표팀의 핵심 멤버들도 있기 때문이다. 승부조작의 '주범'으로 지목받은 수비수 라메스 다요브는 지난해 6월 고양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에서 주전으로 뛰었다. 공격수 마흐무드 엘 알리는 2년 전 한국축구대표팀이 레바논과의 원정경기에서 1대2로 패할 당시 그라운드를 누빈 바 있다. 독일 출신의 테오 뷔커 레바논 대표팀 감독은 "내가 정말 믿은 두 선수 때문에 너무 실망했다"며낙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징계까지 발표되며 레바논 축구계는 다시 한번 비통한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상대적으로 6월 4일 레바논과 최종예선 원정 6차전을 치르는 최강희호의 전망은 밝아지고 있다. 레바논의 전력은 한국에 비해 한참 아래지만 중동 원정은 언제나 쉽지 않다. 여기에 한국은 3차예선에서 레바논에 한차례 패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이번 징계로 주축 선수들마저 제외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으며 한국에 상당한 호재가 될 전망이다. 레바논은 승점 4점(1승1무4패로)로 사실상 본선행이 힘든 상황이다. 방심은 금물이다. 한국은 이번 경기에 대비해 선수들의 피로도를 위해 전세기를 띄우는 등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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