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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엘클라시코 결승전을 꿈꾼 것은 오만이었다.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자. 독일 축구하면 연상되는 것이 탄탄한 기본기를 갖고 있지만 전술적으로 창의력이 부족한 축구다. 단순히 측면 돌파로 마무리하고, 수비에서도 지역보다는 사람 위주로 마크를 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스페인 클럽 못지 않은 기술과 창의성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정밀한 패스와 강력한 압박으로 위력을 더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바르셀로나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강력한 전방위 압박으로 상대를 무력화시켰다. 도르트문트도 마찬가지다. 공격 전개작업에서도 독일 클럽들의 위력은 대단했다. 바스티안 슈바이스타이거(바이에른 뮌헨), 마리오 괴체, 마르코 로이스(이상 도르트문트) 등은 빠르고 정확한 패스로 공격의 템포를 올렸다. 4강 1차전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바이에른 뮌헨에는 토니 크로스라는 특급 미드필더가 또 있다. 이들이 모두 독일 출신의 선수들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분데스리가는 지난 2002년 이후 유스 발굴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독일 축구 협회와 리그 연맹은 분데스리가 1부 리그나 2부 리그에 참여하기 원하는 모든 클럽들에 한해 반드시 유스 아카데미를 운영토록 지시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최근 분데스리가는 많은 유망주들을 배출해냈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그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은 그 열매를 따는 순간이었다.
여기에 독일 축구의 정밀한 축구로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약점을 노린 철저한 분석도 돋보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높이에서, 도르트문트는 템포에서 승부수를 띄었고, 결과는 멋지게 적중했다. 물론 조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의 말대로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독일 축구의 강력함을 세계에 알린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세계축구의 권력은 분명 독일로 향하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