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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진 30m 중거리포, FC서울 조1위 16강 진출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4-24 22:31


2년전이었다.

황보관 감독이 7라운드까지 1승3무3패로 부진하자 FC서울은 칼을 빼들었다. 최용수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에 올랐다. 2011년 4월 30일 제주를 상대로 사령탑 데뷔전을 치렀다. 2대1로 역전승을 거두고 급한 불을 껐다. 대행 꼬리표를 뗀 지난해 그는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최고봉에 올랐다.

그의 비상과 함께 날개를 활짝 편 선수가 있다. 볼턴에 진출한 이청용의 1년 선배인 그는 2003년 석관중을 중퇴하고 프로무대에 진출했다. 고명진(25)이다. 최 감독은 나이는 어리지만 프로 9년차인 고명진을 곧바로 중원사령관으로 중용했다. 그의 운명도 바뀌었다. 하대성과 함께 부동의 중앙 미드필더 라인을 구축했다. 최 감독은 현역과 코치시절 어린 나이에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장, 단점도 꿰뚫고 있다. "잃어버린 세월을 똑똑히 기억하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고명진의 꽃이 만개했다. 여성적이면서도 섬세한 그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39경기에서 1골-3도움을 기록하며 팀에 우승을 선물했다. 제대로 된 주전으로 처음 들어본 우승컵이었고, 감격은 특별했다.

해를 넘겼다. 서울은 시즌 초반 우승 후유증을 앓았다. K-리그 클래식이 문제였다. 7라운드까지 4무3패, 단 1승도 없었다. 고명진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서울은 20일 악몽에서 탈출했다. 안방에서 대구를 4대0으로 완파하고 무패 사슬을 끊었다. 클래식 첫 승을 신고했다.

24일 또 다른 분수령을 맞았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E조 5차전이었다. 상대는 장쑨 순텐(중국), 무대는 난징 올림픽 스포츠센터였다. 클래식 첫 승의 기세가 이어질지가 관심이었다.

서울은 1승만 추가하면 16강 진출 확정이었다. 전반 31분 고명진이 번쩍였다. 그는 고요한이 뒤로 흘려준 볼을 30여m지점에서 왼발 기습 중거리 슛을 터트렸다. 볼은 거짓말처럼 날아가 오른쪽 골그물에 꽂혔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회심의 골이었다. 장쑤는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앞세워 전반 초반부터 세차게 몰아쳤지만 고명진의 한 방에 무너졌다.

서울은 후반 26분 윤일록의 한 골을 더 보태 장쑤를 2대0으로 꺾었다. 윤일록의 골도 그림같았다. 역습 상황에서 최효진의 크로스를 데얀이 뒤로 흘렸고, 윤일록이 골키퍼와의 1대1 찬스에서 쐐기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갈랐다. 마침표였다.


서울은 올시즌 ACL에 출전한 K-리그 4개팀 중 가장 먼저 16강 테이프를 끊었다. 원정에서 처음으로 승점 3점을 챙긴 서울은 3승1무1패(승점 10점)를 기록, 남은 한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같은 조의 부리람은 안방에서 베갈타 센다이(일본)를 1대1로 비겼다. 두 팀은 승점 6점(1승3무1패)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서울은 5월 1일 부리람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대세는 이미 갈렸다.

한편 전북 현대는 같은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ACL F조 5차전에서 태국의 무앙통 유나이티드를 2대0으로 제압했지만, 우라와 레즈가 광저우 헝다에 3대2로 승리하며 16강 티켓을 6차전으로 미뤘다.
난징(중국)=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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