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수원의 참담한 패배, ACL 16강 진출 실패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3-04-23 21:49


수원 삼성과 센트럴코스트(호주)의 2013 ACL 조별리그 5차전이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수원 골키퍼 정성룡과 곽희주가 후반 센트럴코스트 맥글린치(14번)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4.23/

상대 선수들이 비행기에서 쪽잠을 취할 때 그들은 편안한 침대 위에 있었다. 16시간 가까운 비행 후 땅에 발을 붙였을 때 그들은 마무리 훈련을 깔끔하게 마친 상태였다. 상대 선수들이 바뀐 기후 적응에 힘들어할 때 그들은 컨디션 조절을 위해 클럽하우스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받은 성적표는 '참담함' 그 자체였다.

수원 삼성이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수원은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센트럴코스트(호주)와의 ACL H조 5차전에서 0대1로 졌다. 3무2패(승점3)를 기록한 수원은 남은 귀저우 런허와의 원정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탈락이 확정됐다.

수원의 총체적인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수원은 그동안 ACL 경기에서 상대팀의 밀집 수비와 역습에 고전했다. 골결정력 부족과 수비 집중력 저하에 계속 발목이 잡혔다.

수원은 이 날 총공세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이 경기를 포함해 귀저우전까지 2연승을 달려야만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스테보와 정대세에게 공격적인 움직임을 주문했다. 박종진과 조지훈 등 미드필더들도 공격에 적극 가담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라인도 크게 끌어올렸다.

센트럴코스트가 밀집 수비로 나설 것은 자명했다. 센트럴코스트는 21일 호주 A-리그 그랜드파이널 경기 때문에 경기 시작 24시간 전에야 한국에 도착했다. 16시간의 긴 비행으로 지쳐 있었다. 훈련을 할 시간도 없었다. 밀집수비 후 역습이 센트럴코스트의 전술이었다.

수원 선수들은 마음만 앞섰다. 허둥지둥댔다. 패스를 해야할 때 드리블을 했다. 유기적인 움직임보다는 개인 능력에 따른 돌파에만 의존했다. 센트럴코스트가 수비하기 편하게 단조로운 공격으로 일관했다. 찬스도 번번이 놓쳤다. 특히 전반 16분 정대세의 크로스를 박현범이 헤딩슛으로 처리한 장면이 아쉬웠다. 발을 가져다댔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서정원 감독은 후반 들어 라돈치치와 이현웅 등을 투입하며 공격에 힘을 쏟았다. 후반 30분 라돈치치의 백헤딩 패스를 정대세가 잡아서 슈팅했지만 골대를 빗나가고 말았다. 결국 고질인 수비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후반 35분 수원 수비진은 자신들의 오른쪽 측면으로 들어가던 마이클 맥글린치를 놓쳤다. 맥글린치는 정성룡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골로 마무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그레이엄 아놀드 센트럴코스트 감독은 경기 후 "수원의 공격 패턴은 수비하기 어렵지 않았다. 수원의 뒷공간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경기 후 "상대의 밀집 수비를 깨지 못해 아쉽다. 외국팀들과 경기를 할 때면 적응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어 "ACL 탈락을 교훈삼아 K-리그 클래식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수원=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