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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선수들이 비행기에서 쪽잠을 취할 때 그들은 편안한 침대 위에 있었다. 16시간 가까운 비행 후 땅에 발을 붙였을 때 그들은 마무리 훈련을 깔끔하게 마친 상태였다. 상대 선수들이 바뀐 기후 적응에 힘들어할 때 그들은 컨디션 조절을 위해 클럽하우스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받은 성적표는 '참담함' 그 자체였다.
수원은 이 날 총공세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이 경기를 포함해 귀저우전까지 2연승을 달려야만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스테보와 정대세에게 공격적인 움직임을 주문했다. 박종진과 조지훈 등 미드필더들도 공격에 적극 가담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라인도 크게 끌어올렸다.
센트럴코스트가 밀집 수비로 나설 것은 자명했다. 센트럴코스트는 21일 호주 A-리그 그랜드파이널 경기 때문에 경기 시작 24시간 전에야 한국에 도착했다. 16시간의 긴 비행으로 지쳐 있었다. 훈련을 할 시간도 없었다. 밀집수비 후 역습이 센트럴코스트의 전술이었다.
그레이엄 아놀드 센트럴코스트 감독은 경기 후 "수원의 공격 패턴은 수비하기 어렵지 않았다. 수원의 뒷공간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경기 후 "상대의 밀집 수비를 깨지 못해 아쉽다. 외국팀들과 경기를 할 때면 적응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어 "ACL 탈락을 교훈삼아 K-리그 클래식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수원=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