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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스파크 레인저스의 한국 방문이 확정됐다.
하지만 반응은 아주 싸늘하다.
사실상 팀의 강등이 확정돼 다음 시즌 2부 리그인 챔피언십에서 뛴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23일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마크 휴즈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레드냅 감독은 부임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박지성이 차고 있던 주장 완장을 영국인 클린트 힐에게 채운 것이다.
박지성이 무릎 통증으로 12월 경기를 못나오자 이를 기화로 그를 전력에서 조금씩 배제했다. 올해 첫 첼시전에 단 1분을 출전한 수모를 겪은 박지성은 이후 리그 7경기서 불과 339분을 뛰며 팀의 강등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일정치 못한 스케줄에 실력발휘를 못하면 "고액연봉자들의 실력이 형편없다"는 식으로 공개 망신을 주기도 했다.
QPR의 내한이 달갑지 않은 이유는 또 다른 코리안 윤석영 때문이기도 하다. 레드냅 감독은 지난 1월 윤석영을 "세계적인 스타로 키워주겠다"며 전남으로부터 데려갔다.
팀 수비력 보강으로 일환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3개월이 흐른 지금 아직 데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팬들은 관련 기사 댓글과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QPR이 무슨 염치로 한국 팬을 상대로 박지성과 윤석영 마케팅을 하려는지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두 선수를 신뢰하지 못한 건 전적으로 감독의 마음이지만, 팬들이 그것까지 이해하면서 불편한 정서를 바꾸진 못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박지성은 한국투어를 끝으로 강등되는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까지 한국의 레전드를 이용해 돈을 벌겠다는 심보가 고약하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네티즌들은 "한국 투어를 와서 레드냅 감독이 박지성과 함께 기자회견 장에 앉아 어떤 말을 할지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강등과 함께 한국 투어가 확정됐으니 남은 4경기에 박지성과 윤석영을 출전시킬 지 모를 일이다"면서 비꼬는 의견도 많았다.
자국 선수가 그 팀에서 인정받고 주축 대접을 받아야 응원할 맛이 나는게 인지상정이다. 이래저래 QPR과 한국의 인연은 좋게 끝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