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현장스케치]99승의 덫에 걸린 경남, 희망은 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4-21 17:34


◇부발로가 후반 17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터트린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경남FC

경남FC의 화두는 통산 100승이다.

지난달 10일 부산을 1대0으로 꺾고 99승을 기록했다.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축제를 준비했다. '100승 축하 플래카드'를 제작했다. 치어리더의 축하 공연과 함께 등번호 100번을 새긴 한정판 유니폼 100벌을 팬들에게 선물할 계획이었다. 올시즌 구단 캠페인인 '도민 속으로'를 모토로 선수들이 쌀 100포대를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에게 직접 배달하는 시나리오도 작성했다. 화려한 잔치를 위해 13일에는 변진섭, 21일에는 씨스타를 초대했다.

그 날은 또 오지 않았다. 축포의 기회를 또 다음으로 미뤘다. 경남은 2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벌어진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8라운드 강원과의 홈경기에서 1대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5경기 연속 무승부로 땅을 치고 있다.

경남의 100승은 K-리그에서도 역사다. 시도민구단 '최소 경기'와 '최단 기간' 100승을 달성하게 된다. 종전 최소 경기는 인천의 319경기였다. 2006년 K-리그에 발을 경남은 267경기를 소화했다. 기간도 인천의 3060일(2004년 4월3일~2012년 8월18일)을 갈아 치우게 된다. 2006년 3월 12일 이후 2598일이 흘렀다.

'아홉수'에 걸린 형국이다. 경남은 이날 볼점유율 57대43, 슈팅수 13대6으로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마무리가 부족했다. 최진한 경남 감독은 "일방적인 경기를 하고도 골결정력 부족으로 승리를 놓쳤다. 이겨서 홈팬들에게 100승을 선물하고 싶었다. 속상하고 착잡하다. 빨리 득점포가 터져야 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주장 강승조도 "홈팬들 앞에 100승을 달성하지 못해 아쉽다. 다음 경기에는 100승을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홈 100승에 걸림돌은 또 있다. 경남은 현재 창원축구센터 주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임대해 사용 중이다. 창원시가 관리하고 있다. 주도적으로 운동장 상태를 최상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셔널리그 창원시청과 홈 구장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물론 창원시가 주 경기장을 다양한 행사에 빈번히 대여해 그라운드 상태는 최악이다. 최 감독은 "잔디가 많지 않아 기술있는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어렵다.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꾸준한 경기력이다. 무승부가 많은 것은 흠이지만 경남은 단 1패도 없다. 한 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1승6무(승점 9)다. '우승 후보' 전북, 서울, 포항전에서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강승조는 "선수들의 자신감이 크다. 우린 상위리그 진출이 목표가 아니다. 리그 3위안에 들기 위해 훈련하고 있다. 무승부가 많지만 경기력을 봤을 때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 감독도 "골만 넣으면 된다"고 했다.

경남의 100승 달성은 시간문제다.
창원=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