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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두 파비오의 만남, 승리자는 누구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3-04-17 20:50


2013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예선 4차전 전북 현대와 우라와 레즈(일본)의 경기가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북 파비오 감독대행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전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4.09/

파비오가 파비오를 만났다.

두 파비오의 만남은 전북과 대구가 맞붙은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이루어졌다. 주인공은 파비오 레푼데스(Fabio Lefundes) 전북 감독대행과 대구의 스트라이커 호세 파비오 산토스 데 올리베이라(Jose Fabio Santos de Oliveira)다.

둘의 만남은 예상 밖이었다. 당초 파비오 감독대행은 대구가 파비오를 쓰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가 한승엽과 이진호 투톱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전술을 준비했다. 파비오는 울산과의 1라운드에 출전한 이후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나오더라도 교체 출전 정도로 예상했다. 하지만 당성증 대구 감독은 과감했다. 파비우를 선발로 투입했다. 6라운드까지 3무3패로 승리가 없는 대구로서는 파비오의 해결능력에 기대를 걸었다.

파비오 감독 대행은 즉석에서 파비오 수비법을 짜냈다. 다행스럽게도 파비오 감독 대행은 파비오를 잘 알고 있었다. 파비오 감독 대행이 마우데리아와 메사메르 등에서 코치로 있을 때 보타보고에서 뛴 파비오를 상대한 적이 있었다. 파비오 감독 대행은 수비수들에게 파비오는 빠르면서도 발기술이 좋자면서 플레이 스타일과 장단점을 알려주었다.

적중했다. 파비오는 무기력했다. 전반 9분 날카로운 크로스만 하나 올렸을 뿐이었다. 경기 내내 김상식과 권경원으로 이어지는 수비진에게 시달렸다. 짜증이 난 전반 43분 거친 태클로 경고를 받았다. 결국 파비오는 후반 16분 교체아웃됐다.

파비오 감독 대행은 90분 내내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벤치 앞에서 서서 각종 제스처를 펼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특히 대구 선수들이 거친 파울을 할 때는 입고 있던 트레이닝복 상의까지 내던지며 대기심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파비오 감독 대행의 열정적인 지휘에 자극받은 전북 선수들은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전반 37분 레오나르도가, 후반 14분 에닝요가 골을 넣으며 2대0으로 승리했다. 결국 두 파비오 맞대결에서 파비오 감독 대행이 웃음을 지었다.
전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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