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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출신의 이 남자는 섬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제주는 최근 외국인선수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네코, 자일, 산토스 등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확실히 했다. 그러나 올시즌을 앞두고는 우려가 많았다. 재계약을 준비했던 자일과 산토스가 한꺼번에 이탈했다. 팀의 핵심선수 2명이나 빠져 제주는 중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6경기를 치른 지금 제주의 순위는 3위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페드로가 선전의 중심에 있다.
페드로의 가장 큰 장점은 다재다능함이다. 최전방, 섀도 스트라이커, 좌우날개 등 공격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최전방 공격수 박기동 서동현이 부상으로 빠진 4라운드까지 페드로는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했다. 자신의 주포지션이 아니었음에도 4경기서 2골을 넣었다. 주축 공격수들이 부상에서 돌아오자 가장 자신있는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뛰게됐다. 페드로는 물만난 고기처럼 뛰었다. 페드로는 몸싸움보다는 돌파력과 개인기가 좋다. 강원전은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보여준 무대였다. 정작 페드로는 포지션은 상관없다는 눈치다. 그는 "코칭스태프의 안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느 자리에서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주고 기용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빨리 아시아무대에 적응하고, 악착같이 뛰는데는 가족의 존재 때문이다. 페드로는 "가족들이 한국에 오면서 마치 고향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제주의 환경과 인프라 모두 만족스럽다. 코칭스태프, 동료, 구단 프런트 모두 잘해준다.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딸을 낳은 아내를 돌보기 위해 장모님까지 제주로 왔다. 그는 장모님 앞에서 두골을 넣었다며 무척 만족스러워했다. 페드로는 "개인적인 목표는 중요하지 않다. 내겐 팀이 우선이다. K-리그 클래식과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 팀 목표를 위해 온 힘을 다하다보면 개인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며 앞으로의 선전을 다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