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는 평소보다 확실히 컨디션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리오넬 메시가 빠진 공백은 컸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사비 에르난데스가 있었다.
11일 새벽(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누 캄프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2012~2013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두었다. 1차전 원정경기에서 2대2로 비긴 바르셀로나는 1,2차전 합계 3대3을 기록했지만 원정골 우선 원칙에 따라 4강에 올랐다. 바르셀로나는 6년 연속 대회 4강이라는 대업을 이루었다.
사비는 이날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96번의 패스를 시도해 96번을 모두 성공시켰다. 성공률 100%였다. 바르셀로나 패스 축구의 핵심인 사비는 90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모든 패스를 동료의 발끝에 전해줬다. 그는 매경기 90%가 넘는 패스 성공률을 보여주지만 긴장감 가득한 8강전에서 이러한 기록은 만든 것은 대단하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물론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패스성공률 100%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하비에르 자네티(인터밀란), 2006년 포르투와의 경기에서 당시 아스널에서 뛰던 에마누엘 에부에, 2007년 슈투트가르와의 경기에서 당시 바르셀로나에서 뛰던 릴리앙 튀랑 등이 패스성공률 100%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사비와 비교가 되질 않는다. 일단 이들의 패스 시도는 자네티만이 72회였을뿐 나머지는 50회 초반 수준이다. 여기에 자네티, 에부에, 튀랑은 모두 수비수다. 압박이 가득한 미드필드에서 패스를 하는 것과는 차원이 틀리다.곱씹을 수록 대단한 기록이다.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표현)는 사비가 있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