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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수원은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나서는 K-리그 클래식 4개팀 가운데 가장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생각했다. 가시와 레이솔(일본)은 일왕배를 통해 간신히 ACL에 올라왔다. 센트럴코스트(호주)도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였다. 귀저우 런허(중국) 역시 올 시즌 ACL에 처음으로 나서는 팀이었다. 경험이나 객관적인 전력에서 수원의 ACL 16강행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간절한 소망은 결국 이루어졌다. 센트럴코스트는 전반 먼저 골을 넣으며 앞서나갔지만 후반 들어 2골을 내주며 2대1로 무너졌다. H조는 가시와가 3승1무(승점10)로 16강행의 9부 능선을 넘은 가운데 귀저우와 센트럴코스트(이상 승점4) 수원(승점3)이 남은 1장을 놓고 싸우는 형국이 됐다. 모든 것이 간단해졌다.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면 자력으로 16강에 나서게 된다.
일단 수원은 23일 센트럴코스트와의 홈경기 5차전이 분수령이다. 문제는 일정이다. 수원은 14일 서울과 홈에서 K-리그 클래식 슈퍼매치를 갖는다. 17일에는 부산 원정을 간다. 20일 대전과의 원정경기를 치른 뒤 센트럴코스트와 마주한다. 10일 사이에 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다. 반면 센트럴코스트는 일정이 넉넉하다. 14일 멜버른 빅토리와 A-리그 경기를 치른 뒤 수원과 마주한다. 충분한 휴식으로 체력을 끌어올린 뒤 수원 빅버드에 나서는 셈이다.
수원으로서는 '철저한 로테이션'만이 답이다. 다행인 것은 벤치 선수들의 실력이 급상승했다는 점이다. 6일 대구전에서 희망을 봤다. 수원은 민상기 김대경 권창훈 등 '젊은 피'를 앞세워 대구를 3대1로 무너뜨렸다. 서정원 감독은 부산전이나 대전전 등에서 젊은 피를 적극 활용해 주전들의 체력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서 감독은 가시와전이 끝난 뒤 "우리에겐 아직 두 경기가 남아 있다. 잘 준비한다면 우리에게도 다시 기회가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