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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이 다시 한 번 붉은 함성으로 가득 차게 됐다.
협회는 왜 갑자기 '잠실벌 카드'를 들고 나왔을까.
시대가 바뀌었다. 2001년 개장 이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의 A매치는 흥행보증수표였다. 2001년과 2002년에는 평균관중이 6만명을 넘겼다. 2007년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 A매치는 평균 4만명 이상이 들어찼다.
대한축구협회로서는 떨어지는 인기를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카드를 선보였다. 지방경기의 비중을 늘렸다. 각종 이벤트를 열고 인기 가수를 초대하는 등 홍보 활동에도 나섰다.
'잠실벌 개최'는 A매치 인기 회복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잠실종합운동장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1994년 미국 월드컵,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은 물론이고 A대표팀의 경기들이 줄줄이 열린 곳이다. 조광래 김주성 최순호 황보관 허정무 황선홍 등 웬만한 옛 스타들은 모두 잠실벌에서 골을 넣고 포효했다. 동아시아컵의 하이라이트가 될 한-일전 잠실 개최를 통해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생각이다.
잠실종합운동장 부활 여부의 잣대
서울시의 의지도 담겨있다. 서울시에게 잠실종합운동장은 골칫거리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개장한 뒤 잠실종합운동장은 육상대회나 시민 체육대회, 가수들의 야외공연장으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지난 5년간 523억원의 적자를 냈다. 해답은 '경기 유치'였다. 정기적으로 경기가 열리면 활용가치가 올라간다. 이용료는 물론이고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적자폭을 줄일 수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잠실연고 프로축구단 유치'다.
뛰어난 접근성이 가장 큰 무기다. 서울을 순환하는 지하철 2호선이 지난다. 인근 잠실과 강남은 교통의 요지다. 내부 시설도 싹 다 갈았다. 서울시는 작년 10월부터 15억원을 들여 잔디를 전면교체하고 라커룸과 샤워시설도 새로 지었다. 육상트랙이 있는 종합운동장이어서 경기 관전에 다소 아쉬움은 있지만 무난하다는 평가다. 서울시에게 이번 한-일전은 잠실종합운동장 부활 여부의 잣대인 셈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