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종점 치닫는 유럽챔피언스리그, 빅이어는 누구의 품에?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4-05 09:24


유럽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꿈의 무대' 유럽챔피언스리그(UCL)가 종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8강전 2차전을 포함해 단 9경기만을 남겨 놓은 2012~2013시즌 UCL의 판도를 분석해봤다.

8강 1차전을 들여다보니

8강 1차전을 통해 4강팀에 대한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레알 마드리드는 4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8강 1차전에서 호날두, 벤제마, 이과인의 연속골에 힘입어 갈라타사라이를 3대0으로 꺾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견고한 조직력이 돋보였다. 2차전을 앞두고 양 팀 모두 전력누수가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알론소와 라모스가, 갈라타사라이는 일마즈와 누케우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2차전에서 3골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하는 갈라타사라이가 더 부담스럽다.

같은날 스페인 말라가 라 로살레다 경기장에서 열린 말라가와 도르트문트 경기는 득점없이 비겼다. 같은 무승부였지만 체감온도는 도르트문트가 더 높았다. 말라가는 수비의 핵 웰리그톤과 이투라가 2차전에 결장한다. 홈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 도르트문트에 유리한 구도다.

3일 열린 경기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바르셀로나는 프랑스 파리 파르크데프랑스에서 가진 파리생제르맹과의 경기에서 막판 집중력이 흔들리며 2대2로 비겼다. 무승부에도 불구하고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반종료 후 교체된 '에이스' 메시의 부상이 경미한 것으로 알려지며 2차전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UCL은 원정다득점 원칙을 적용한다. 바르셀로나는 홈 2차전에서 0-0 혹은 1-1로 비기기만 해도 4강에 진출한다.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유벤투스와의 1차전에서 알라바와 뮬러의 골을 앞세워 2대0 완승을 거뒀다. 유벤투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견고함이 더 돋보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2차전 원정경기에서 1골차로 패해도 4강에 오른다. 물론 '축구공은 둥글지만' 1차전을 종합해보면 레알 마드리드, 도르트문트,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의 4강행이 유력해 보인다.

빅이어는 누구의 품에?

빅3는 역시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이다. 세계 최대의 스포츠베팅회사 윌리엄 힐은 8강팀이 결정된 직후 우승 배당률을 발표했다. 바르셀로나가 1.75대1, 레알 마드리드가 3대1, 바이에른 뮌헨이 3.5대1의 배당률로 1, 2, 3위를 기록했다.

바르셀로나의 힘은 역시 '티키타카(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갔다하는 것을 뜻함)'다. 사비와 이니에스타를 중심으로 짧은 패스를 앞세운 높은 점유율 축구는 바르셀로나의 상징이다. 상대팀들은 이러한 바르셀로나의 전략을 알고도 당한다. 이렇게 이어진 패스를 마무리하는 것은 '축구의 신' 메시의 몫이다. 메시는 올시즌에도 변함없는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문제는 수비다. 바르셀로나는 후반기 들어 수비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푸욜은 노쇠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마스체라노도 무릎 인대 파열로 남은 시즌 동안 뛸 수 없게 됐다.


최근 경기력만 본다면 레알 마드리드가 더 돋보인다. 시즌 초반 선수간 불화로 흔들렸던 레알 마드리드는 다시 팀으로 일어섰다. '에이스' 호날두는 득점 뿐만 아니라 리더 역할까지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다. 호날두는 갈라타사라이와의 1차전에 1골을 넣으며 9골로 올시즌 UCL 득점 단독 선두에 올랐다. 경기 전 후 동료들과 스킨십을 펼치며 개인보다는 팀을 위한 모습을 보였다. 고민은 카시야스다. 카시야스는 부상에서 회복됐지만, 여전히 벤치 신세를 지고 있다. 카시야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상징과도 같다. 스페인 일부 언론은 카시야스의 벤치행을 두고 '팀내 불화설로 인한 괴씸죄가 아니냐'며 무리뉴 감독과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이 갈등의 불씨를 어떻게 잠재울지가 관건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올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3승3무1패(승점 72)다. 2년 연속 패권을 내줬던 '라이벌' 도르트문트(2위·승점 52)와의 승점차가 무려 20점이나 된다. UCL에서도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슈바인스타이거와 크로스가 이끄는 미드필드진은 탄탄하고, 람과 단테가 중심이 된 수비진도 무결점에 가깝다. 고메스를 대신해 최전방 원톱 자리를 꿰찬 만주키치의 활약도 식을 줄 모른다. 후반기 들어 강력함이 다소 수그러들고 있다는 점이 걸린다. 로번의 지나친 개인플레이도 아쉬운 대목이다.

2012~2013시즌 UCL은 10일과 11일 2차전으로 4강팀을 가려낸 후 13일 스위스 니옹에 위치한 유럽축구연맹(UEFA) 본부에서 4강 대진을 결정한다. 4강 1차전은 24일과 25일, 2차전은 5월 1일과 2일 열린다. 대망의 결승전은 5월 26일,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