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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 이승우 또 득점왕 '이 축구천재를 어찌할꼬'

이재훈 기자

기사입력 2013-04-05 09:37



바르셀로나의 천재 한국소년 이승우(15)는 살아 있었다.

지난 2월 국제축구연맹으로부터 이적조항 위반으로 클럽 활동에 제약을 받은 이승우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각) 끝난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열린 국제 유소년 클럽 축구 대회 '포커스골 컵 2013'에 출전해 득점왕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 달 넘게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했음에도 녹슬지 않은 골본능을 발휘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스페인 스포츠 저널리스트이자 에이전트인 안드류 구티에레스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승우에게 "마요르카 포커스골 컵의 득점왕(maximo goleador)! 쉼 없는 정진을 바란다"고 격려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이승우는 이 맨션을 자신의 타임라인에 올려놨고, 이승우의 지인들도 그에게 수상 소식에 축하를 건냈다.

이승우가 이끈 바르셀로나 15세 이하 유소년팀 카데테 B팀은 레알 마드리드, 마요르카, 뒤셀도르프, 감바 오사카, 스파르타 모스크바 등 3개 대륙 28개 강팀들이 출전한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조별 리그에서 감바 오사카에게 일격을 당했으나, 아틀레티코 빌라카를로스를 4대0, 플라야스를 7대0으로 대파하며 토너먼트에 올랐다. 8강에서 아라비아 사우디를 4대0, 4강에서 러시아 체르타노보를 3대0를 격파하고 결승에 올랐으나 카탈루냐 발레아레스 제도의 강호 CD시데에게 승부차기에서 패해 우승을 놓쳤다.

개인보다 팀 조직을 우선시하는 대회 목적에 맞게 이승우가 몇 골을 넣었는지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시상은 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우는 득점왕 소식은 반가움과 함께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 2월 국제축구연맹(FIFA)은 "바르셀로나 유스팀의 일부 외국인 선수들이 미성년 선수의 이적에 관한 조항을 어겼다"면서 이승우를 비롯해 같은 팀의 장결희(15), 바르셀로나 카데테A팀의 백승우(16)를 포함한 6명의 선수에게 활동 금지 조치를 내렸다.

'부모의 이민이나 국경과 인접지역 거주 등 특별 예외 조항에 해당하지 않은 경우 18세가 됐을 때부터 해외 이적이 가능하다'는 잣대를 들이댄 것이다.

이에 따라 이승우 등 한국인 선수들은 팀 내 훈련은 가능하지만 FIFA가 관리하는 경기에는 출전이 제한됐다. 이들은 2월 중순 이후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리그 경기마다 관중석에서 앉아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이승우가 '포커스골 컵'에 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대회가 FIFA의 감독을 받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드필더 장결희도 이승우와 호흡을 맞춰 대회 준우승을 도왔다.

이승우는 2010년 서울 대동초등학교 시절 남아공 다농 네이션스컵에서 득점왕(12골)을 차지한 뒤 이듬해 바르셀로나에 입단했다. 그 해 세계 유스클럽선수권 우승과 MVP를 석권했고, 인판틸A(13-14세 이하)에서 뛰던 2011~2012시즌엔 38골, 18도움으로 팀내 최다 득점 선수가 됐다. 스페인 현지에서 먼저 "메시의 재래"라는 찬사가 터져 나왔다.

올 시즌에도 제재 전까지 12경기에 출전해 21골을 터뜨리며 축구팬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날벼락 같은 FIFA의 제재는 국내 언론, 팬 뿐 아니라 카탈루냐 현지에서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잉글랜드나 독일 등 다른 나라는 제쳐두고 유독 바르셀로나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스페인 AS는 지난달 기사에서 "변호사들이 밤새 전략을 마련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면서 장기전이 될 것을 예고했다.

지난해 이승우는 '골잡이 이상의 선수'로 지칭하며 스타덤에 올려놨던 '문도 데포르티보'는 "FIFA의 제재라면 리오넬 메시도 12살에 인판틸A팀에 입단한 것이 불가능했고 따라서 현재의 위상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또 한 명의 축구 천재가 탄생할 기회가 사그라들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스포츠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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