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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막군 예비역' 조주영, 한수원 돌풍 이끌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4-03 08:05


사진제공=내셔널리그

대한민국 20대 남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군 복무다.

운동선수들에게는 고민의 깊이가 더 하다. 선수경력을 유지하며 복무를 할 수 있는 경찰청과 상주가 있지만 일반 선수에게는 문턱이 너무 높다. 최악의 경우 축구계에서 일명 '막군'으로 불리는 현역병으로 입대해야 한다. 현역 복무 후 복귀한 일부 사례들이 있지만, 다시 선수생활을 이어가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조주영(29·경주한수원)은 '막군'을 경험한 몇 안되는 선수다. 성균관대를 졸업한 조주영은 2008년 한수원에 입단했다. 고 배종우 감독의 신임속에 주전 중앙 미드필더로 맹활약했다. 2010년은 그의 축구인생의 정점이었다. 팀을 전기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전기리그 MVP에 올랐다. 호사다마라 했던가. 그에게 영장이 날라왔다. 그는 입대 연기를 신청했지만 요청이 거절되며 일반명으로 입대해야 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군 제대날만을 기다리며 절치부심했다. 군에서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 한수원도 조주영을 도왔다. 팀의 배려속에 휴가때마다 팀숙소로 들어와 동료들과 함께 운동하며 감각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2012년 4월 제대했다. 제대와 함께 바로 복귀했다. 그러나 의욕과 달리 몸상태가 완전치 않았다. 2년간의 공백은 만만치 않았다. 조주영의 부진속에 팀성적도 최하위로 곤두박질 쳤다. 조주영은 다시 축구화끈을 조였다. 어용국 감독은 조주영에게 주장 완장을 줬다. 믿음을 표시였다. 어 감독은 "팀이 많이 바뀌었다. 누구보다 팀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선수인데다, 워낙 열심히 해서 주장으로 임명했다"고 했다.

조주영은 어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올시즌 경주로 연고지를 이전한 한수원은 조주영의 리더십을 앞세워 리그 3위(2승1무1패·승점 7)에 올랐다. 플레이메이커 조용국의 경기운영은 물이 올랐다는 평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패배의식을 걷어내는데 성공했다. 어용국 감독은 조주영의 활약을 앞세워 4강 플레이오프를 꿈꾸고 있다. 어 감독은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욕이 보인다. 반드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우승을 노리겠다"고 했다.

조주영은 막군 입대는 축구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대에서 배운 조직생활이 팀을 통솔하는데 유용하게 작용한다"며 "2년이란 공백으로 실전감각 떨어지는건 아쉽지만, 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이 있다면 충분히 복귀 가능하다. 하늘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법이다"며 웃었다. 조주영은 "노력하고 꿈꾸면 기회는 찾아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기회를 잘 잡아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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