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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 추첨 결과가 나오자 전북 현대 관계자는 걱정과 기대가 섞인 웃음을 지었다. "인연이 있는 팀들과 한 조가 됐네요."
인연과 악연 사이에서 전북이 2013년, 광저우와 우라와를 맞닥뜨렸다. 두 팀에 진 빚을 청산할 기회를 얻었다.
'빚 청산 시리즈 1탄'이었던 광저우전은 아쉬움만을 남겼다. 전북은 지난달 12일, 안방에서 광저우를 상대했다. 김정우가 선제골을 터트리고도 1대1로 비겼다. 1년을 기다린 '복수혈전'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분위기는 6년전과 사뭇 다르다. 당시 K-리그에서 중위권 전력이던 전북은 이후 대대적인 투자로 K-리그에서 2회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구단으로 성장했다. J-리그의 대표적인 명문팀 우라와는 끝없는 추락을 거듭한 뒤 지난해 리그 3위를 차지하며 재도약에 성공했다. 겨울 이적시장 행보는 비슷했다. 두 팀 모두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보강하며 한국과 일본 이적시장의 핵으로 떠 올랐다.
전북은 부상으로 임시 휴업을 선언했던 에닝요와 이승기까지 가세하며 최강 진용을 갖췄다. 조직력에서 엇박자를 내는 것이 염려가 되지만 개개인의 능력은 우라와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별리그 첫 승이 필요한 전북은 우라와를 제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다는 각오다. 파비오 감독 대행은 "우라와전에서 비기면 곤란하다. 2연전에서 모두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