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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빚 청산 시리즈 2탄' 6년 만에 복수 꿈꾼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4-02 14:37 | 최종수정 2013-04-02 15:27



지난해 12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 추첨 결과가 나오자 전북 현대 관계자는 걱정과 기대가 섞인 웃음을 지었다. "인연이 있는 팀들과 한 조가 됐네요."

전북은 중국의 광저우 헝다, 일본의 우라와 레즈, 태국의 무앙통 유나이티드와 한 조에 편성됐다. 무앙통을 제외한 나머지 두 팀과는 인연이 있다. 광저우에는 1년 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안방에서 1대5로 대패했다. 원정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전북은 홈에서 당한 대패가 도화선이 돼 끝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우라와와의 인연은 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ACL을 제패한 전북은 2연패를 꿈꿨다. 그 길목인 8강에서 우라와를 만났다. 당시 전북은 8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1대2로 패했다. 2차전이 열리는 안방에서 4강행을 노렸지만 오심과 편파 판정에 무릎을 꿇었다. 0-0으로 맞선 상황에서 터진 선제 실점은 상대의 오프사이드였다. 이어 정경호(33·은퇴)가 할리우드 액션을 했다는 이유로 퇴장을 당하면서 전북은 수적 열세에 놓였고 0대2로 패하며 2연패의 꿈도 산산조각이 났다. 당시 전북을 이끌고 있던 최강희 감독은 심판 판정에 "오심이 확실하다"며 강력히 항의를 했다.

인연과 악연 사이에서 전북이 2013년, 광저우와 우라와를 맞닥뜨렸다. 두 팀에 진 빚을 청산할 기회를 얻었다.

'빚 청산 시리즈 1탄'이었던 광저우전은 아쉬움만을 남겼다. 전북은 지난달 12일, 안방에서 광저우를 상대했다. 김정우가 선제골을 터트리고도 1대1로 비겼다. 1년을 기다린 '복수혈전'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이제 '빚 청산 시리즈 2탄'이다. 오심과 편파 판정에 울었던 전북이 6년 만에 복수를 꿈꾸고 있다. 전북이 3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우라와와 조별리그 F조 3차전을 치른다. 전북은 1,2차전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리가 없다. 조 3위에 머물고 있어 우라와 2연전의 첫 단추가 곧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우라와는 1승1패로 조2위에 올라 있다.

분위기는 6년전과 사뭇 다르다. 당시 K-리그에서 중위권 전력이던 전북은 이후 대대적인 투자로 K-리그에서 2회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구단으로 성장했다. J-리그의 대표적인 명문팀 우라와는 끝없는 추락을 거듭한 뒤 지난해 리그 3위를 차지하며 재도약에 성공했다. 겨울 이적시장 행보는 비슷했다. 두 팀 모두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보강하며 한국과 일본 이적시장의 핵으로 떠 올랐다.

전북은 부상으로 임시 휴업을 선언했던 에닝요와 이승기까지 가세하며 최강 진용을 갖췄다. 조직력에서 엇박자를 내는 것이 염려가 되지만 개개인의 능력은 우라와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별리그 첫 승이 필요한 전북은 우라와를 제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다는 각오다. 파비오 감독 대행은 "우라와전에서 비기면 곤란하다. 2연전에서 모두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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