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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해진 이천수 "이제 징계받고 삭발하는 일은 없을 것"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3-31 19:08 | 최종수정 2013-03-31 19:08


31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2013 프로축구 대전과 인천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 교체출전 한 인천 이천수가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자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3.31.

"나는 이제 첫 경기 시작했다. 즐길 일만 남았다."

'풍운아' 이천수(32·인천)는 감격한 모습이었다. 인터뷰 내내 침착한 모습이었지만 설레임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이천수 특유의 승부근성은 살아있었다.

이천수가 마침내 돌아왔다. 이천수는 3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7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천수가 K-리그에 출전한 것은 지난 2009년 6월20일 전북전 이후 1381일만의 일이다. 이천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감회가 새로웠다. 그라운드에 나선 것이 1년 6개월만의 일이다. 운동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그라운드에 섰다"며 "이제 4경기가 끝났다. 나는 이제 첫 경기를 시작했다. 몸상태를 더 끌어올리겠다. 즐길일만 남았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라운드에 투입된 이천수는 특유의 승부근성을 보였다. 매순간마다 악착같은 모습을 보였다. 이천수는 "투지있게 경기를 하려는 마음가짐은 예전과 변함이 없다. 몸이 100%가 아니더라도 경기에 나서면 공을 향해서, 혹은 상대 골문을 향해서 악착같이 뛰겠다는 마음가짐은 변함없다"고 했다. 그가 볼을 잡을때마다 인천팬들은 환호했다. 이천수는 모처럼 듣는 환호소리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천수는 "감사드린다. 오랜만에 듣는 함성이었고, 고향에서 듣는 소리였다. 그전에는 상대편에서 인천의 골문을 향해 달렸는데 이제는 고향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달려서 좋았다"며 "이 함성이 그리웠다. 쉬는 기간 나한테 다시 이런일이 생길까 했는데 가슴이 뜨거워졌다. 운동선수가 그라운드에 있으면서 함성 받을때가 가장 기쁜 일이라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했다.

물론 몸상태는 100%가 아니었다. 이천수도 인정을 했다. 그는 "아직 부족하다. 많은 상상을 하고 들어갔지만 모든 부분에서 아쉬웠다. 더 운동이 필요하다. 피지컬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지만 아직 기술적인 부분은 많이 하지 못했다"며 "차츰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세심하게 훈련하겠다. 반드시 승리에 공헌하겠다"고 했다. 장기인 프리킥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그는 "인천 잔디가 많이 안올라왔다. 급한 마음에 프리킥 차면 그런 결과 나온다. 개인적 연습하면 나쁘지 않았다. 파울이 많이 안나서 아쉬웠다.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고 했다.

그가 인터뷰 내내 반복했던 것은 패배에 대한 미안함이 었다. 어떤 경기든 이기고 싶어하는 그만의 승부근성은 여전했다. 이천수는 "이겨야 되는데 져서 아쉬웠다. 처음으로 출전한 경기에서 지니까 감독님이나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팬들에게도 죄송스럽다. 반드시 다음경기에는 승리하겠다"는 말을 몇번이나 반복했다. 성숙해진 그의 마음가짐도 볼 수 있었다. 이천수는 경기 투입되지마자 상대수비의 거친 몸싸움에 가격을 당했다. 이천수는 "예전 같았으면 성질 부렸을 것이다. 앞으로도 내 성격을 이용하려는 상대수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참선수고, 후배들에 모범이 되야 한다"며 "다시는 징계받고 예전처럼 삭발하고 싶지 않다. 약속대로 페어플레이하겠다"며 웃었다.


인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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