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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운이형에게 밥 사야겠다. 내가 넣은 게 아니라, 상운이형의 골이다. "
이날 골 상황에 대해 한상운은 "이기는 상황이면 찬스에서 더 공격적으로 나섰겠지만, 팽팽한 경기에서 완벽한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주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한상운은 전북전 마수걸이골에 이어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김신욱은 대구와의 개막전 첫골에 이어 3경기에서 2골을 폭발시키는 막강 화력을 뽐냈다.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상운이형에게 큰 선물을 받았다"며 고마워했다. 윈-윈이었다.
1m96의 큰키에 리그 최강 헤딩력을 자랑하는 김신욱과 리그 최강 '왼발'로 세트피스에서 날카로운 킥을 자랑하는 한상운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공격수다. 개성 있는 두 선수는 "우리는 스타일이 달라서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한상운은 "김신욱과는 달라서 더 잘 맞는다. 같은 스타일의 선수라면 단조로웠을 것"이라고 했다. "신욱이의 큰 키가 위협적이고 상대 수비가 많이 견제하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는 빠져들어가기 편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시절 2010년 7골5도움, 2011년 9골8도움을 기록한 직후 지난해 성남과 감바 오사카에서 혹독한 슬럼프를 겪었다. 지난해 성남에서 16경기 1골1도움을 기록한 한상운은 '초호화군단' 울산에서 3경기만에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제2의 전성기'를 예감하고 있다. "좋은 선수들이 많다 보니 플레이하는 데 심적으로 편한 것같다"고 이유를 분석했다."좋은 선수들이 받쳐준다면 공격포인트를 몇개라도 할 수있을 것같다. 한경기 한경기 우리는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까이끼, 하피냐 등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더 좋아질 것이다." 자신감이 넘쳤다. 골도 좋지만, 뛰어난 동료들을 활용한 어시스트, 팀플레이에 욕심을 내고 있다.
울산 원클럽맨으로 5년차를 맞은 김신욱은 자신의 성장을 이끌어준 스승들을 살뜰히 챙겼다. "이제 김호곤 감독님껜 사랑을 느낀다"며 웃었다. 아버지 같은 스승이다. 믿음이 사랑으로까지 발전했다. "새로 오신 김태영 코치님 역할이 진짜 크다. 늘 믿어주신다. 강할 때는 강하게, 부드러울 때는 부드럽게 '밀당'도 잘하신다. 많은 걸 배운다. 감사하다고 꼭 써달라"고 당부했다.
전남 원정에서 애제자들의 활약으로 귀한 승점 3점을 챙긴 '철퇴왕' 김호곤 울산 감독의 표정도 흐뭇했다. 오늘의 활약을 점수로 말해달라는 질문에 "김신욱 95점, 한상운 90점"이라며 허허 웃었다.
광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